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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잇단 미사일 발사/ 北 고도의 정치적 계산 담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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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잇단 미사일 발사/ 北 고도의 정치적 계산 담아 쐈다

입력
2009.07.05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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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모든 말과 행동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북한이 ▦미국 최대 국경일인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둔 4일(미국 시간 3일)을 골라 ▦장거리 미사일이 아닌 단거리(스커드 개량형 추정)와 준중거리(노동미사일 추정) 미사일을 ▦하루 만에 7발 잇달아 발사한 것 하나하나에도 치밀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2006년 미국 독립기념일 당일인 7월 5일(북한 시간)에도 미사일 7발을 잇달아 쏜 적이 있다. 북한은 이번에도 4일을 D데이로 택해 대미 시위용임을 분명히 했다. 버락 오바마 정권의 강도 높은 대북 제재 조치들에 대한 반발이자 "미국의 목 조르기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대내용 메시지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2006년엔 장거리 미사일(대포동 2호ㆍ발사 실패)과 중ㆍ단거리 미사일을 골고루 쏘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들은 모두 사거리가 400~500㎞의 단거리급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사거리만 보면 미국에겐 실질적 위협이 되지 않는 카드인 셈이다.

미국 관심 끌기에 혈안이 돼 있는 북한이 이번엔 미국 본토를 겨냥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또 6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 채택 때 우라늄 농축 착수ㆍ플루토늄 무기화라는 최고위급 압박 카드를 꺼낸 북한이 제재가 구체적으로 실행되는 지금 시점에선 대미 협박 수위를 한단계 낮춘 배경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5일 "북한의 전술적 숨 고르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강도 무력 시위를 계속하면서도 북미 갈등이 극한 지점까지 고조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라며 "중ㆍ장거리 미사일까지 발사할 수 있다는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미국의 반응을 떠 보는 살라미 전술(단계를 잘게 나눠 압박하는 전술)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동시에 향상된 미사일 기술 수준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4일 발사한 미사일 7발 중 5발이 발사대에서 420여㎞ 떨어진 같은 지점에 떨어진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명중률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남북협력팀장은 "4일 발사는 개량 미사일 시험 발사일 가능성이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량됐는가에 대해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한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2일과 4일 잇달아 발사한 미사일 종류(스커드급 지대지와 KN_01 단거리 미사일)와 사거리상 남한을 겨냥한 카드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유사 시 남한 군 시설과 국가전략시설을 순식간에 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함으로써 한반도 위기 지수를 높이고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 라는 분석이 그것이다.

북한대학원대학 양무진 교수는 "기본적으로 국제사회에 북한의 존재감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또 북한이 함북 무수단리 등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쏠 경우 한국 미국 일본이 공격을 가할 것을 대비하는 방어 훈련의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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