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시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내 고장 서울사랑 운동 협약식'은 단순한 지역사랑 차원을 넘어 여러 지역과 세대가 함께 기부문화 확산을 외친 자리였다. 협약식에 참석한 150여명의 참석자들은 기부문화 확산과 지역발전 도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캠페인이라고 한결 같이 입을 모았다.
내 고장 사랑운동은 그 동안 42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 지방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이날 서울시의 참여로 전국적인 운동,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되는 큰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는 올해 전 직원이 급여 일부를 모아 기부하고 부서별로 여러 기관과 손잡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내 고장 사랑운동까지 더해지면 정말 서울이 나눔과 봉사가 풍성한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승 한국일보 사장은 "이번 운동이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되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정원 KB국민은행장도 "내 고장 사랑카드가 올해 1월 출시된 이래 이미 8만 여명이 카드를 발급 받아 기부문화 확산과 지역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며 "'내 고장 사랑카드'가 한국을 대표하는 공공목적의 금융상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시는 기업이나 개인이 쓰는 카드 이용액의 0.2%에 해당하는 적립금과 카드 1장 발급당 1만원씩 지급되는 특별기금을 합친 기부금액의 목표를 5억원으로 잡았다. 이 돈은 서울지역은 물론 카드 사용자가 지정하는 지역의 일자리창출과 소외계층 지원 등에 쓰이게 된다.
특히 서울시는 시내 25개 자치구 중 이미 내 고장 사랑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6개 자치구(종로ㆍ강남ㆍ중랑ㆍ광진ㆍ도봉ㆍ서대문)와도 연계해 내 고장 사랑운동의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서울시ㆍ국민은행 직원들과 시민들은 현장에서 '내 고장 사랑카드'를 신청하는 열기를 보였다.
충남 청양군이 고향인 서울시 직원 전영미(35ㆍ여)씨는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가끔씩 내려간다"며 "고향에 갈 때마다 '여기도 빨리 발전해야지'하는 마음만 먹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카드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전라남도 목포시가 고향인 박용주(33ㆍ여)씨도 "직장을 얻어 서울로 오기 전까지 고향에 계속 살던 때는 '향수'가 뭔지 솔직히 잘 몰랐다"면서 "10년 남짓 고향을 떠나 살다 보니 카드를 발급 받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겼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 오세훈 시장“이번 운동 계기 더 품격있는 서울 만들 것”
"내 고장 서울사랑 운동을 1,000만 서울시민에게 적극 알려 기부문화 정착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일 한국일보와 국민은행이 추진하는 '내 고장 서울사랑 운동'에 동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운동을 적극 추진해 보다 나은, 보다 품격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오 시장은 "서울은 1960~70년대 산업화를 거치면서 전국의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이루어진 도시"라며 "그러나 서울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고향으로서의 서울에 대한 이미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을 고향으로 묶어주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면서 "서울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내 고향은 서울이라고 말하는 서울 시민층이 두터워지면 융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 고장 사랑운동이 이런 취지를 잘 담고 있어 참여하게 됐고 앞으로 이 운동의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얘기다.
오 시장은 고향을 사랑하자는 이번 운동의 취지에 적극 공감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나눔과 봉사는 어쩌다 큰 마음먹고 하는 일이 아니라 습관처럼 실천하는 일이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생각은 있어도 적당한 기회를 찾지 못해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 분들에게 내 고장 사랑운동이 좋은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사랑 운동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오 시장은 "나눔과 봉사는 누군가 한번 실천을 시작하면 주변 사람에게로 차츰차츰 확산돼 결국 몇 배의 감동으로 돌아온다"며 "그 만큼 나눔과 봉사는 좋은 의미에서 전염력이 높은데 내 고장 서울사랑 운동이 그 행복바이러스의 전염이 시작되는 진원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도 적극 동참,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모든 행정서비스를 시민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자'는 창의시정을 펼치고 있다"며 "서울?공무원들도 이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기금마련에 노력하고 기금관리 및 활용도 공정하고 효율적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최근 시민 정책제안인 '온라인 천만상상 오아시스'로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으로부터 공공정책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를 예로 들면서 "내 고장 사랑운동도 시민과 자치단체가 협력해 성과를 거둘 협력관계의 좋은 본보기"라며 "매력적인 서울의 토대가 되기 위해 시민고객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 이성규 서울복지재단 대표, 안호상 서울문화재단 대표
"서울시가 올해 복지에 올인하고 있는데 내 고장 서울사랑 운동이 여기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성규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는 3일 '내 고장 서울사랑 운동'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특히 내 고장 서울사랑 운동의 실천 수단인 '내 고장 서울사랑 카드'를 서울복지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희망플러스 통장과 디딤돌 사업 등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내 고장 서울사랑 카드 적립금은 희망플러스 통장기금으로 쓰일 수 있고, 디딤돌 사업 보조금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희망플러스 통장은 저소득층 근로자들이 창업과 주택마련을 위해 일정금액을 저축할 경우 서울시가 똑 같은 금액을 후원해주는 자활 프로그램이다. 내 고장 서울사랑 카드를 쓰면 그 사용액의 0.2%가 적립되는데 이를 희망플러스 통장에 쓰면 저소득층 근로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딤돌 사업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시민들과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는 프로그램. 여기에도 내 고장 서울사랑 카드의 적립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대표는 "평소 봉사에 뜻이 있는 식당 사장님과 결식아동을 연결시켜 주는 것과 같은 실생활 봉사활동 연계가 디딤돌 사업"이라며 "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적립금으로 사용하면 사업확장이 더욱 쉬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상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내 고장 서울사랑 카드의 적립기금을 문화 소외계층에도 쓰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빈곤층=문화 소외계층'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현실에서 정서적 메마름은 경제적 자립을 달성하는 데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단순히 배고픔만 잊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해주는 복지정책 측면에서 빈곤층의 문화생활 향유에 조성기금이 사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측면에서 볼 때 이미 성공사례가 된 '노숙인 인문학 특강' 등과 같은 프로그램에 조성기금이 보조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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