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이 열린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한바탕 집안잔치가 펼쳐졌다. 공식 대회에서 20번 만나 10승10패로 팽팽하게 맞서있던 언니와 동생. 세계랭킹도 2위와 3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그들이 우승자를 가리는 결승에서 만났다.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3위)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졌다. 비너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윔블던의 최강자. 윔블던 3연패와 통산 여섯 번째 우승에 동시에 도전하는 비너스는 2003년 이후 윔블던 우승컵을 만져보지 못한 동생 서리나(2위)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됐다.
비너스는 2년 전인 2007년 3회전부터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34세트를 연달아 쓸어 담으면서 17경기 연속 2-0 승리를 거뒀다. 준결승에서 서리나가 엘레나 데멘티에바(4위)를 상대로 2시간49분의 혈전을 펼친 반면 비너스는 디나라 사피나(1위ㆍ이상 러시아)를 51분 만에 일방적으로 제압했다.
그러나 경기 양상은 예상과 달랐다. 각자의 서브게임을 철저히 지켜냈고 결국 1세트는 타이브레이크 끝에 서리나의 승리로 끝났다. 비너스의 무실세트 행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윔블던 최강자인 언니에게 1세트를 빼앗아 낸 서리나는 더욱 힘을 냈다. 결국 2세트에서 언니 비너스의 서브게임 2개를 브레이크하며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동생 서리나의 2-0(7-6 6-2) 승리.
서리나는 2002년과 2003년 윔블던 2연패 이후 6년 만에 왕좌에 복귀했고, 올해 호주오픈 우승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서리나는 "정말 영광스럽고 믿어지지 않는다. 항상 언니가 이겨 왔기에 우승도 언니가 차지하리라 생각했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1시간27분의 자매대결을 마친 이들은 약 2시간여의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센터코트 무대에 섰다. 한 조를 이뤄 여자복식 결승에 나선 것. 호주의 사만다 스토서-레네 스텁스 조를 2-0(7-6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윌리엄스 집안잔치'의 화려한 마침표였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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