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모든 운동의 기초. 물론 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투수들은 러닝을 통해 신체 밸런스, 공 스피드를 유지할 뿐 아니라 전체적인 컨디션도 조절한다.
같은 투수라고 해서 러닝방법까지 같은 건 아니다. 보직이 선발이냐 중간이냐에 따라 러닝방법은 크게 달라진다. 선발투수는 장거리 러닝, 중간투수는 단거리 러닝에 비중을 둔다. 장거리 러닝은 근육에 쌓인 젖산을 풀어주는 데, 단거리 러닝은 순발력을 키우는 데 특효약이다.
■ 마라톤선수 서재응
6일 간격으로 등판하는 KIA 서재응(32)은 등판하는 날만 빼고 5일 내내 달리고 또 달린다. 서재응은 등판 다음날엔 공은 일절 만지지 않고 장거리 러닝(40분)으로 땀을 뺀다. 2일째도 첫날과 러닝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3일째엔 변화가 있다. 운동장 좌우 폴(약 100m)을 10회 왕복하는데, 거리로 따지면 2㎞가량 된다.
4일째엔 러닝의 거리와 시간이 전날에 비해 절반으로 준다. 폴-폴 왕복 달리기가 아니라 센터에서 한쪽 폴까지만 뛴다. 총 10회 정도로 약 1㎞를 뛰는 셈이다. 등판 하루 전날엔 단거리(30m) 스피드 러닝을 10회 정도 왕복한다.
■ 단거리선수 황두성
시즌 초반 마무리로 활약했던 히어로즈 황두성(33)은 경기 전 단거리(30m) 러닝을 거르는 법이 없다. 황두성뿐 아니라 매일 불펜에서 대기해야 하는 중간투수에게 단거리 러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단거리 러닝을 소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순발력이 뚝 떨어진다.
KIA 불펜투수 유동훈(32)은 "코치한테 경기 전 '오늘은 등판이 없다'고 통보 받는 날엔 선발들처럼 장거리 러닝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불펜투수에게 주메뉴는 단거리 러닝"이라고 말했다.
■ 여름철엔 50~60%만
KIA 이광우 재활코치는 "여름철에 접어들면 러닝량을 봄철에 비해 최대 50~60%로 줄이는 경우도 있다. 줄어든 러닝은 충분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보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일 LG 트레이닝 코치도 "여름철에 선발투수는 운동장 러닝을 줄이고 실내에서 자전거나 러닝머신을 타는 것이 효과적이다. 탈수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음료 섭취 등도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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