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3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열린다. 회담 기상도는 이번에도 '매우 흐림'이다. 마라톤 협상이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 성과 없이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핵심 쟁점인 억류된 근로자 유모씨 문제와 토지임대료 5억달러 추가요구 문제에 대한 남북 입장 차가 너무 커 접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앞으로 개성공단 관련 남북 협상이 중단되지는 않더라도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면서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모씨 신변 안전 확인과 석방 문제는 이번에도 남한의 최우선 의제다. 유씨는 1일로 93일째 북한에 억류돼 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억류된 우리 근로자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북한이 남한의 아킬레스건 격인 유씨 카드를 순순히 포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유씨의 신변과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는 수준에서 남한의 반발과 비판을 조절ㆍ회피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은 있다. 북한은 6월 2차 실무회담에서 "유씨는 별일이 없다"면서 유씨를 '개성공단과 금강산지역 출입ㆍ체류 합의서'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북한은 이번에도 토지임대료 5억 달러 추가지급 문제부터 논의하자는 주장을 되풀이할 공산이 크다. 정부는 "무리한 요구는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이미 분명히 한 상태여서 토지임대료, 임금 인상 문제 역시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유씨와 토지임대료 문제가 워낙 난제인 만큼 논의 여지가 있는 기숙사ㆍ탁아소 건설 등 다른 현안들을 따로 떼어내 분리 협상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북한이 태도를 바꾸어 개성공단 폐쇄를 통보하는 등 극단적으로 나오거나 반대로 남북이 극적으로 타결을 보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으나,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어쨌든 현재로선 북한이 당분간 개성공단을 유지하겠다는 분위기를 흘리면서 계속 협상을 시도, 개성공단 자체를 카드로 남겨두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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