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압축 고도성장하면서 위(胃)도 엄청나게 늘어나 음식을 늘 입에 달고 사는 대위인(大胃人)이 됐다. 당연히 비만과 함께 이에 편승한 당뇨병 증가 속도가 부동의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현실에 다이어트 열풍이 전염병처럼 번지면서 다이어트 우울증이 크게 늘고 있다. 또한 비만관리가 산업화돼 다이어트 콤플렉스를 계속 재생산하는 구조가 생겼다.
단언컨대 다이어트 콤플렉스는 굶거나 다이어트 약이나 시술에만 의존하는 괴로운 다이어트로는 극복할 수 없다. 굶거나 약이나 시술에만 의존하면 몸무게가 원상 회복되는 요요현상에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즐기는(樂) 다이어트 습관'을 제시한다.
락다이어트는 전보다 식사량을 줄이는데 이는 늘어난 '대위'때문에 일시적으로 늘어난 식사량을 내 몸에 맞게 다시 원상태로 만드는 일이다. 락다이어트는 평소 자신이 먹던 음식보다 '약간 적게 떠서' 자신이 먹고 '싶어 하는' 만큼 먹고 전보다 음식을 '조금 더 남기는' 약간의 심리적 여유와 결심만이 필요하다.
이 때 핵심은 자신이 먹고 싶어 하는 기준을 통제하는 일이다. 가령 '내 몸이 바라는 음식량은 이 만큼이야!', '이 정도면 다음 끼니까지 충분히 견딜 수 있어'처럼 전에는 갖지 못한 생각이 그것이다.
맨 먼저 평소보다 그릇에 밥을 덜 떠놓는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한다. 외식할 경우 음식이 좀 많다 싶으면 얼른 일정량을 덜어 다른 접시에 담아라. 밥과 반찬 모두 담아야 한다. 함께 반찬을 공유하는 음식이라면 앞 접시를 가져와 반찬까지 먹을 만큼만 담는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다음과 같이 주문을 외워라. '이미 던 음식이나 뜨지 않고 남긴 음식은 내 음식이 아니다'라고. 일단 던 음식을 남길 수 있다면 대성공한 것이고, 혹 이를 통제하지 못해 다 먹었다고 해도 던 만큼 성공한 것이다.
식사량을 줄이면 과식과 대식에 익숙한 대위와 우리 뇌의 식사중추는 배고픔이라는 강한 구조신호를 보낸다. 이전 같으면 난리라도 난 듯 그 즉시 군것질을 하거나, 식사시간만 되면 음식을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울 테지만 락다이어트 훈련자들은 '천천히, 기다려, 아니야'라는 명령을 하나씩 또렷이 발송하며 온 몸을 위로하고 타이른다.
그러면 놀랍게도 맹렬한 배고픔 신호는 잠시 지속하다가 이내 기세가 꺾인다. 식욕의 총공세와 락다이어트를 향한 대뇌의지의 단호한 방어가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 발생하는 것이 어지럼증이라는 복병이다.
유독 어지럼증에 약한 것이 한국인이다. 어지러우면 마치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한 듯 허겁지겁 먹을 것을 찾지만 정작 이 어지럼증은 음식중독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이다.
배고픔과 어지럼증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동안 식탐호르몬과 식탐 중추의 폭정 아래 기를 못 펴던 포만호르몬 렙틴은 락다이어트로 다져진 굳은 의지와 '세끼 반드시 천천히 출출하게'라는 식사습관 효과에 힘입어 잠재력을 키워나간다.
사람에 따라 빠른 사람은 3일, 늦어도 2주 안에 절식 금단증상이 서서히 사라지고, 배고픔 또한 출출함 정도로 편안하게 느껴진다.
음식통제력을 갖춘 중위가 나의 새로운 항상성 즉 평형이 되는 순간이다. 필자도 위 줄이기 훈련을 통해 74㎏에서 62㎏으로 몸무게를 감량했고 현재도 이를 어렵지않게 유지하고 있다.
<31일 락다이어트 습관> 저자
박민수·유태우의 신건강인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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