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군사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쓸모 없어지는 '감가상각자산(Wasting Asset)'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미 국방 관련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의 앤드루 크레피네비치 소장은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최신호(7ㆍ8월호)에서 "최근 수 십년 간 미국은 월등한 기술력과 자원을 바탕으로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군사적 힘을 누렸지만, 최근 국제적 상황이 변하면서 미국의 군사력은 무용지물이 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등 신흥 국방강국의 등장 ▦무장단체와 같은 비정규군의 등장 ▦사이버 공격 증가 등을 원인으로 들었다.
국방에서 감가상각자산이라는 용어는 냉전 초기에 등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반 무렵 미국은 핵무기 독점이라는 엄청난 군사적 우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소련이 1949년 첫 핵실험에 성공하자 미국의 핵무기는 실제로 사용할 수 없는 감가상각자산이 되어버린 것이다.
미국이 군사력을 걱정하는 첫번째 원인은 중국이다. 중국은 절대적인 군사력으로는 미국에 맞설 수 없다는 계산으로 미국의 군사통신망 파괴, 선제공격 등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동아시아 지역을 미국의 '접근금지' 지역으로 만들어 미군이 인근 지역에 얼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원인은 비정규군의 역량 강화로 단적인 예가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이다. 통상 각군의 후방 기지는 전쟁 중에도 공격하지 않는데 34일의 교전 동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향해 총 4,000발의 로켓을 무작위로 쏘았고 그 결과 이스라엘의 미군 군사시설 상당수가 파괴됐다. 이라크 전쟁에서도 무장 반군은 바그다드 내 그린존(안전지대)을 공격했다.
크레피네비치 소장이 제시한 마지막 원인은 정보기술을 이용한 사이버 공격의 증가다. 러시아는 최근 에스토니아, 그루지야, 키르키스스탄에서 사이버 공격을 시도해 비난을 받고 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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