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이모(40)씨는 7시에 일어나 공원에서 조깅을 즐긴 뒤 아침을 먹고 8시에 문을 나섰다. 마을 버스를 타고 GTX 동탄역에서 광역급행전철을 타면 강남까지 20분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직장은 서울이지만 물 맑고 공기 좋은 전원에 사는 '웰빙' 생활을 만끽하는 것이다.
#사업상 자가용을 이용해야만 하는 최모(45)씨는 DMB를 통해 거래처로 이어지는 길의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최단 시간을 잡는다. 가는 길을 입력해 놓으면 2,3분 간격으로 현재 통행속도를 알려주고 우회로까지 안내해 준다. 연결도로 교통정보는 곳곳에 설치된 교통안내전광판에 일목요연하게 설명돼 있다. 환승센터가 주요도시마다 있어 대중교통으로 갈아타기도 편하다.
#딸(17)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 위해 일어난 주부 박모(49)씨는 눈이 흩뿌리자 못내 불안했다. 교통정보센터에 문의하니 "노면에 아직 눈이 쌓이지 않았고 통행량도 많지 않으니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안내해 주겠다"고 친절히 제안했다. 박씨는 휴대전화로 자신의 차량을 추적해 실시간으로 앞차와의 간격, 노면 결빙상태, 강설량을 안내해준 교통정보센터 덕분에 무사히 학교까지 다녀왔다.
#오모(28)씨는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서울 송파까지 탄천 그린웨이를 따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성남 복정동에 탈의장과 샤워실, 식당이 있어 씻고 옷을 갈아입는데 불편함이 없다. 오씨는 상쾌한 마음으로 버스를 탄 뒤 10분 거리에 있는 직장으로 향했다.
2020년 경기도의 장미빛 교통 청사진이다. GTX 개통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 25개 시군이 서울과 1시간 내 생활권에 진입했고 서울로 통하는 20여개 주요 간선도로에는 빠짐없이 BRT가 설치됐다. 버스는 버스우선신호시스템으로 막힘 없이 달리고 차 안에서는 무선 인터넷을 즐긴다.
전 시군에 설치된 교통정보센터는 고속도, 국도, 지방도 뿐만 아니라 이면도로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통보해 준다. 심지어 자기가 이용하는 출퇴근로를 입력해 두면 일기예보 하듯이 매일 아침 도로상황이 문자로 전송된다.
인프라도 대대적으로 확충된다. GTX 3개 노선, 제2 외곽순환고속도로, 제2 경부고속도로,제3 경인고속도로가 신설되고 경기도 순환철도도 공사 중이다. 순환철도는 일본처럼 급행, 일반, 완행 등으로 나눠 효율을 극대화 한다. 경부고속도로 서울구간 2층화 방안도 검토된다.
도는 이밖에 서울로 이어지는 대부분 도로에 환승센터를 구축해 서울 도심 진입차량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또 그린웨이 등 편의시설이 갖춰진 자전거도로를 대대적으로 확충해 현재 통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만큼 미미한 자전거수송분담률을 선진국 수준인 10∼2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프라 구축과 함께 운영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라면서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교통이 고통'이라는 말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완희 경기도 건설교통국장 "GTX로 1시간 생활권"
경기도 이완희 건설교통국장은 GTX(광역급행철도) 신설로 경기도가 '1시간 생활권'으로 들어서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GTX는 역시 막대한 사업비가 걸림돌이다.
"건설비가 14조 가까이 되지만 그보다 더 큰 효과가 기대된다. 민간이 먼저 사업제안 할 만큼 수익성도 있다. 지금처럼 수도권 집중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다른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경기도는 GTX와 도시철도, 고속도로, 국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도내 대부분 지역을 1시간대로 묶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 몇 개 역만 정차해도 수익성을 거둘 수 있겠나.
"GTX는 속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많은 역을 정차할 수 없다. 그리고 타당성 조사에서도 충분히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불편함 때문에 자가용을 고집하는 자가운전자 상당수를 흡수할 전망이다."
- 경기도는 대중교통만으로 해결하기에는 너무 넓다는 단점이 있다. 그 때문에 자가용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게 손해라고 판단되면 자연스럽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벽지지역 승용차도 환승센터를 설치해 도심 진입을 최대한 억제하면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교통에 IT를 접목하는 등 교통정책 첨단화가 눈길을 끈다.
"IT는 조만간 기본이 될 것이다. 경기도는 인프라를 확충하고 통행정보를 막힘 없이 제공해 길에서 쓸데없이 낭비하는 시간을 제로화 하는 것이 목표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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