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일 발표한 투자촉진방안에는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각종 대책이 총동원됐다. 20조원 규모의 설비투자펀드 조성, 연구ㆍ개발(R&D) 투자에 대한 파격적인 세제 지원, 설비투자 확대를 위한 각종 기업환경 개선 등이 골자다.
■ 20조원 설비투자펀드 조성
이번 투자촉진방안에서 정부가 내놓은 '회심의 역작'은 정부 주도로 연내 5조원 설비투자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 정부와 국책은행, 연기금이 펀드를 조성해 기업의 설비투자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단 정부는 조건을 내걸었다. '매칭분담' 방식을 적용해, 해당 기업도 지원을 받는 액수와 동일하게 투자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정부는 올해 안에 정부(1,200억원) 산은(1조3,300억원) 기은(5,500억원)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3조원)가 출자해 5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산은과 기은은 펀드와 연계해서 올해 기업에 5조원의 설비자금을 대출한다. 정부는 펀드운용액을 단계적으로 20조원까지 확대하고 기업도 펀드 지원과 동일한 금액을 투자하면, 40조원까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 R&D투자에는 OECD 최고수준 세제지원
원천기술과 17개 신성장동력산업에 대해 연구개발(R&D)비용 세액공제가 대폭 확대된다. 원천기술 R&D에 대해선 일반기업은 비용의 25%, 중소기업은 35%를 법인세에서 깎아주기로 하고, 이달말까지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원천기술의 범위를 확정하기로 했다. 신성장동력산업에서는 일반기업은 20%, 중소기업의 30%의 공제율을 적용받는다. 현행 R&D비용의 세액 공제율은 일반기업은 3~6%, 중소기업은 25%이다.
신재생에너지ㆍ탄소저감에너지 등의 녹색기술산업 시설투자는 세액 공제율이 10%에서 20%로 높아지고, 에너지신기술 중소기업은 4년간 법인세ㆍ소득세 50%를 감면받는다. 방송, 소프트웨어개발업은 지식기반산업에 포함돼서 중소기업특별세액 감면(10%)을 받게 된다. R&D 설비투자 10% 세액공제 등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투자관련 비과세ㆍ감면도 일몰 기한이 2~3년씩 연장된다.
■ 기업의 경영 및 투자 환경 개선
기업들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재고, 동산, 지적재산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포괄적 동산담보제도가 도입되고, 회사 순자산액의 4배로 제한돼 있는 회사채 발행한도가 폐지된다. 정부는 신속한 기업회생을 위해 통합도산법도 손질한다. 회생절차 중인 기업에 대한 신규 지원자금은 공익채권 중에서도 최우선 변제받도록 하고 기업회생절차 신청만으로도 채권ㆍ채무관계를 동결시키는 자동중지제도도 도입할 방침이다.
벤처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우체국 보험적립금의 벤처펀드 출자를 허용하고, 은행ㆍ보험사가 15% 이상 출자할 때는 금융위원회에 신고만 하면 되도록 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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