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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교통혁명 이끈다] <2> 교통혁명 광역급행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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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교통혁명 이끈다] <2> 교통혁명 광역급행철도

입력
2009.07.0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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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하 40∼50m 깊이의 철로를 최고 시속 200㎞로 달리는 광역급행철도(GTXㆍ일명 대심도철도)가 도입된다. 세계에서 제일 빠른 지하철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경기도가 추진 중인 광역급행철도는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 의정부∼군포 금정, 서울 청량리∼인천 송도 등 3개 노선으로 총길이 145.5㎞(중복구간 제외)에 달한다. 도는 13조9,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1년 착공, 2016년 준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막대한 사업비로 국토해양부는 도입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수도권 교통난을 해소하는데 여러모로 장점이 많아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이미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제안한 상태다.

GTX의 가장 큰 장점은 지하 깊이 터널을 굴착해 보상비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현행법은 지하에도 지상권이 미친다고 보고 깊이에 따라 감정평가해 보상하지만 GTX는 지하 40∼50m 깊이에 건설, 보상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도 40m이하일 경우 공시지가의 0.2%이하로 보상토록 조례로 규정해 놓고 있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보상비를 작게 잡아도 100분의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그 동안 지하철 건설의 걸림돌로 작용해오던 보상비와 민원 문제를 사실상 완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TX의 또 다른 장점은 엄청난 속도다. GTX는 최고속도 시속 200㎞, 표정속도(역 정차시간을 포함한 평균속도) 시속 120㎞로 세계에서 제일 빠른 프랑스 파리 광역급행전철(PER) 표정속도(시속 60㎞)의 3배에 달한다. 우리나라 지하철의 표정속도는 시속 32㎞에 불과하다.

이런 엄청난 속도덕분에 동탄에서 서울 강남까지 18분, 일산에서 강남까지 22분이면 주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과 경기도 간 거리장벽을 허물어 수도권 토지의 효율적 이용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진 셈이다.

경기도는 또 GTX 운행 시 하루 자동차 통행 88만대,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150만톤, 연간 5,800억원의 에너지 소비, 연간 7,000억원의 교통혼잡비용이 각각 감소하고 26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엄청난 사업비는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구나 민간투자법 개정으로 '최소수입보장' 조항이 없어져 민간 투자자들은 더욱 몸을 사릴 것으로 보인다.

또 민간투자에 따른 비싼 요금과 화재 등에 대비한 안전대책, 지하 보상에 대한 명확한 법률 정비 등도 도입에 앞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벌써부터 역사 위치나 노선 연장 요구 등이 나오는 등 지자체 간 갈등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철도항만물류과 최민성과장은 "대심도를 급행으로 달리는 GTX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으로 가히 교통혁명이라고 할 만 하다"면서 "하루 76만명이 이용하면 충분히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민자유치에도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모스크바 지하철 타보니… 환승역 동선 단순해 위기 대응 뛰어나

러시아 모스크바 승리공원에 위치한 지하철 파르크 파베디 역. 25루블(약 1,250원)짜리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가니 까마득한 길이의 에스컬레이터가 입을 벌리고 있다.

4조로 구성된 이 에스컬레이터 길이는 무려 126m. 하지만 속도는 서울지하철 것보다 2배 이상 빨라 3분10초 만에 84m 깊이의 승강장에 도착했다. 이 에스컬레이터는 화재 등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4조가 전부 상행으로 작동돼 신속한 대피를 가능케 해 준다.

승강장은 서울 지하철에 비해 규모면에서 다소 작고 단순했다. 다만 플랫폼에 판매부스나 의자 등이 전혀 없고 천장이 상당히 높다는 차이가 있었다.

경원대 손봉세(소방방재공학과) 교수는 "판매부스 등이 없을 경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시야나 진로를 방해 받지 않고, 높은 천장은 연기가 차는 시간을 늦춰져 대피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면서 "이 같은 구조적 고려에다 소방안전시설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화재 피해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지하철은 전반적으로 낡은데다 소음도 심했지만 환승역 간 거리가 짧고 동선도 단순해 이용하기 편리했다. 위급 상황을 고려해 설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러시아철도박물관의 세르게예프 세르게예비치 관장은 "80년 가까이 운행해 오는 동안 단순한 접촉사고 외에 기록에 남길 만한 사고는 없었다"면서 "빈 열차로 오가면서 수시로 점검하고 CCTV로 열차 내 뿐만 아니라 역사 곳곳을 감시해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러시아)=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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