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505호 형사법정에서는 '박연차 리스트'에 연루된 두 명의 현직 국회의원과 두 명의 전직 국회의장에 대한 첫 공판이 잇달아 열린다.
현역의원 두 명이 같은 날 같은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국가 의전서열 2위의 국회의장을 지낸 두 사람이 차례로 같은 날 같은 법정에 피고인 자격으로 서는 경우는 유례가 없다. 이들 네 사람의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 부패사건 전담부인 형사합의22부(부장 이규진)다.
오전 10시15분 505호 법정에서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정치후원금 1인 한도(500만원)를 넘는 2,00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정권(경남 김해 갑) 한나라당 의원의 첫 공판이 열린다.
10시40분에는 서갑원(전남 순천) 민주당 의원이 출석한다. 서 의원의 혐의는 박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6,000만원과 2만달러를 받았다는 것이다.
같은 법정에서 11시 재판이 예정된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불법 정치자금 2억원과 1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0분 뒤 김원기 전 의장이 박 전 회장에게 10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같은 법정에 선다.
앞으로 진행될 '박연차 리스트' 관련 재판의 관전 포인트는 검찰 조사에서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금품 제공 사실을 한결같이 인정했던 박 전 회장의 진술이 법정에서 얼마만큼 신빙성을 인정받느냐이다.
증인 출석이 잦아지고 건강이 나빠지면서, 박 전 회장은 일부 공판에서 돈을 줄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앞뒤가 다른 진술을 해 검찰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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