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1914~1965) 화백의 '빨래터'에 대한 진위 논란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박 화백의 1950년대 그림 2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인이 그림 실물을 공개했다.
뉴욕에서 건축가 겸 무대디자이너로 일하는 토머스 H 존스(78)씨는 3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가집' (27x21㎝ㆍ나무에 유채)과 '노상' (27.5x16.5㎝ㆍ종이보드에 유채) 2점을 공개했다.
존스씨는 작품 소장 경위에 대해 "1951~53년 군인으로 한국에 체류하며 반도호텔 리노베이션에 참여했고, 호텔에 걸 그림을 고르는 과정에서 박수근의 그림이 마음에 들어 개인적으로 구입했다"며 "50년 넘게 간직해왔는데 지난해 우연히 잡지에서 박수근의 그림을 보기 전까지는 유명 화가의 작품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박수근 작품 관련 진위 공방을 알고 있기에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언론에 실물을 공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경매에 낼지, 기증할지, 계속 소장할지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작품들이 경매에 나올 경우 역시 진위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뉴욕의 세계적 경매회사가 존스씨의 소장작에 위작 판정을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존스씨는 이에 대해 "당시 담당자가 작품 뒷면의 종이를 함부로 찢어버리는 등 문제가 많았다"며 "재감정을 위해 서울옥션에 작품을 보내 진품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빨래터'의 판매사이기도 한 서울옥션의 이학준 대표는 이날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서 진품 감정서를 받았으며, 박 화백의 유족도 마찬가지 입장"이라고 밝혔다.
'빨래터'는 미국인 존 릭스(82)씨가 2007년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해 45억 2,000만원에 낙찰됐으며, 위작 의혹을 제기한 미술잡지 '아트레이드'와 서울옥션 간에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그간 몇차례 공판이 열렸으나 양측이 제출한 감정 결과가 엇갈려 원점을 맴돌고 있으며 재판부도 바뀌었다.
박수근의 유화는 1970, 80년대까지만 해도 150~200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작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해외에서 작품들이 대거 유입, 300~400점으로 늘어난 상태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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