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여파로 국내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려는 직장인이 늘어나자, 서울시내 특급호텔마다 이들을 잡기 위한 이색 이벤트 마련에 나섰다. 특히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부모들의 심리를 활용해 어린이 고객을 겨냥한 다양한 여름 패키지를 선보인 게 특징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메이필드호텔은 7월 27일부터 8월 말까지(월~금요일) 비행기 시뮬레이션 조종을 체험할 수 있는 '고 플라이트' 패키지를 마련했다. 호텔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하는 만큼 행사의 질이 높다"고 설명했다.
워커힐호텔은 7월 1일부터 세계 최대 완구업체인 마텔사와 함께 바비인형의 공간을 객실에 연출한 '포에버 바비패키지'를 준비했다. 벽지와 가구, 목욕용품 등 객실을 온통 바비인형과 관련된 용품으로 치장했고, 바디로션, 샴푸 등 바비 목욕세트와 바비 초콜릿을 선물로 제공한다.
제주 롯데호텔은 7월부터 아이들을 위한 천국 '키즈 월드'를 오픈한다. 80평 규모의 공간에 5개의 특화시설을 갖춰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단위 멀티 체험 공간이다. 밀레니엄서울힐튼의 이태리식당 일폰테는 주말마다 12세 이하 어린이들이 앞치마와 요리사 모자를 쓰고 직접 피자를 만들 수 있는 무료 피자파티를 연다.
아기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워커힐호텔은 객실에 아기 침대와 잠옷은 물론, 기저귀 교환대, 아기 전용의자, 동물인형, 명품 유모차 '스토케' 등을 구비한 '토들&와들' 패키지를 선보였다. 웨스틴조선호텔은 아기를 가진 부부를 위한 '베이비문' 패키지를 마련했다. 무독성 친환경 페인트와 항알레르기 처리된 카페트 등으로 꾸민 청정 객실에서 수영과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태교 서적을 선물로 준다.
호텔 관계자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고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도심 호텔의 여름 패키지가 새로운 가족문화로 자리잡아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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