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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2.75% 인상… 시급 4110원으로/ 노동·경영계 모두 '절반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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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2.75% 인상… 시급 4110원으로/ 노동·경영계 모두 '절반의 성과'

입력
2009.06.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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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인상률(2.75%)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저임금 협상에서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최선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2007년이나 2008년과 같은 만장일치 합의에는 실패했으나, 노사 모두 협상 테이블에 나서면서 '마지노선'으로 정한 부분은 챙겼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경기 악화를 명분으로 내건 경영계의 삭감 요구를 좌절시키고, 절대 수준은 낮지만 3%에 근접하는 인상률을 얻어낸 것으로 위안을 삼을 만하다. 실제로 올해 협상에서는 경영계가 예년과 달리 막판까지 강경 입장을 고수해 공익위원측의 애를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협상 태도로 보면 노동계가 더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경영계 역시 '삭감 혹은 동결' 입장을 관철하지는 못했으나, 최근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의 인상률을 얻어낸 점이 큰 성과다. 최저임금이 사회 전반의 임금수준을 결정하는 '가이드라인'으로 기능하는 만큼,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의 인상률을 얻어낸 경영계로서는 내년 노사 임금협상에서 그만큼 유리한 위치를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0일 새벽 5시 노ㆍ사ㆍ공익 27명 위원의 표결로 인상률이 결정되기는 했으나, 사실상 만장일치 합의(27명 가운데 23명 찬성)에 가까운 결과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표결 처리 방침이 정해지면 공익위원측 절충안에 불만을 품고 노동계 위원이 퇴장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노ㆍ사ㆍ공익 위원이 모두 표결에 나섰으며, 일부 노동계 위원도 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등은 전체 9명 가운데 8명이 교체된 공익위원의 성향에 대한 불만을 제기되고 있다. 문형남 위원장이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을수록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공익위원들이 경영계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인상률이 결정됐지만 올해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경영계의 요구에 따라 정부가 최저임금을 지역 혹은 연령별로 차등 적용하고, 현물급여(숙식비용ㆍ작업복 등)도 최저임금의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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