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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쿠데타 인정 못해"/ 국제사회 압력… 시위대 보안군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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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쿠데타 인정 못해"/ 국제사회 압력… 시위대 보안군과 '충돌'

입력
2009.06.3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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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와 세계가 온두라스 쿠데타 세력 고립에 나서면서 온두라스 정국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 역시 28일의 쿠데타를 불법으로 규정해 쿠데타세력은 고립무원의 상태가 됐다. 온두라스에서는 추방된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 지지 시위가 유혈충돌로 비화할 만큼 거세지고 있다.

29일 CNN방송 등은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 대통령궁 앞에서 셀라야의 복귀를 요구하는 수천명의 시위대와 보안군이 충돌하면서 총격이 발생, 30여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온두라스 수도노조 등 3대 공공부문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0년대 만연한 쿠데타로 엄청난 대가를 치렀던 중남미 각국은 쿠데타세력 '고사 작전'을 개시한 듯 일사불란하게 대응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쿠데타는 빈곤층을 억압하기 위한 부유층의 음모"라고 규정했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남미인은 더 이상 쿠데타를 통한 문제 해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상 회복 때까지 온두라스를 완전히 고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남미 좌파지도자들 모임인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과 중미통합체제(SICA)는 온두라스 주재 자국 대사들의 소환을 결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쿠데타는 불법이며 셀라야는 여전히 온두라스 대통령"이라고 선언해 쿠데타 세력에 치명타를 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는 어두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며 셀라야의 복귀와 민주주의의 복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쿠데타 세력의 항복을 요구했다.

셀라야 축출 이후 대통령직을 승계한 로베르토 미첼레티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민의 80~90%가 이번 쿠데타에 만족하고 있다"며 "내정간섭에는 무력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미첼레티 대행은 11월 대선을 관리하면서 셀라야의 남은 임기만을 채우겠다고 덧붙였다.

쿠데타세력의 반발이 강한 만큼 온두라스 정국의 격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코스타리카로 추방됐던 셀라야 대통령이 7월 2일 온두라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공언, 두 세력의 정면충돌도 예상된다. 쿠데타 정부의 외무장관 엔리케 오르테즈 콜린브레즈는 "셀라야는 외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입국할 수 있으며 입국하더라도 대통령이 아닌 일반 시민 자격으로 입국하게 될 것"이라며 입국 허용의 뜻을 시사했다.

외신들은 온두라스의 장기 혼돈을 막기 위해 룰라 대통령 등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중재에 나서 대선 일정을 앞당기는 등의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사태가 중남미에서 지난 10년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정치적 위기로 번지고 있으며 국제사회가 압박수단을 찾지 못하는 한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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