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처음 순이익에서 손해보험 업계에 뒤지며 체면을 구겼던 생명보험 업계가 모처럼 기지개를 펴고 있다. 최근 변액보험 판매가 회복세로 돌아선 데다 국고채 금리 상승, 실손형 민영의료보험(이하 민영의보) 제도 변경 등이 생명보험사에 유리하게 작용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9일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식시장이 안정 기미를 보이면서 생명보험사들의 변액보험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주로 주식시장 등에 대한 공격적 투자로 고수익을 지향하는 변액보험시장은 작년 금융위기 이후 크게 위축됐었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5월 변액보험 월초 보험료가 전달에 비해 20% 이상 늘어났다. 회사 측은 6월에도 변액보험 판매가 30∼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생명 역시 3월과 비교했을 때 4, 5월 변액보험 판매 규모가 각각 174%, 15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도 지난달 ‘상속세 전용 VIP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 판매건수가 작년 12월에 비해 2배 늘어나는 등 호조세다. 이주학 생명보험협회 대리는 “최근 6개월 간 변액보험상품의 최대 수익률은 주식혼합형의 경우 20%대, 주식형은 40%대에 이른다”며 “시장이 예상보다 선전하면서 변액보험 해약률은 줄고 신규 가입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것도 생명보험사들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가입자들에게서 받은 보험료 등 자산의 80% 가까이를 국고채와 우량회사채 등에 투자하고 있는데, 최근 저금리 기조가 금리 상승 분위기로 바뀌면서 보험사 수익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금융시장 상황이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한 상태를 견지하면서 일부 보험사는 생각치 못했던 이익도 생기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올해 1분기에 투자채권 부실화를 우려해 쌓아 놓았던 충당금 중 특별이익으로 전환된 규모가 약 300억원에 이른다.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여 보수적으로 잡았던 올해 영업 목표를 조금씩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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