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축구'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2009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 정상에 올랐다.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2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에서 열린 2009 컨페드컵 결승전에서 미국에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 브라질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준결승에서 스페인의 35경기 무패 행진을 저지한 '돌풍의 팀' 미국은 전반에 잇달아 골 네트를 흔들며 브라질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두터운 수비를 펼치며 역습으로 골을 노리던 미국은 전반 10분 오른쪽 미드필드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클린트 뎀시(풀럼)가 그림 같은 발리슛으로 연결, 선제골을 터트렸고 전반 27분 역습 찬스에서는 랜던 도노번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미국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하며 전반 내내 경기가 꼬이기만 하던 브라질은 후반 들어 눈에 띄게 발걸음이 무거워진 미국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내리 세 골을 터트리며 대역전승을 거뒀다. 드라마틱한 역전극은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와 카카(레알 마드리드)의 발에 의해 연출됐다.
파비아누는 후반 1분 마이콘(인터 밀란)의 도움으로 만회골을 터트리며 추격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뒤 후반 29분에는 호비뉴(맨체스터 시티)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것을 헤딩으로 마무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브라질은 후반 39분 루시우의 헤딩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카카는 후반 15분 헤딩슛이 주심의 오심으로 골로 인정돼지 않았지만 후반 29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동점골의 발판을 만드는 등 왕성한 움직임으로 미국의 밀집 수비를 붕괴시키며 '삼바 군단의 에이스' 다운 활약을 펼쳤다.
골든볼(MVP)의 영예는 카카에게 돌아갔고 5골을 작렬한 파비아누는 골든슈(득점왕)를 차지했다. 비록 역전패를 당했지만 브라질과의 결승전에서 수 차례 슈퍼 세이브를 펼친 미국 수문장 팀 하워드는 대회 최고 수문장(골든글러브)에 선정됐다.
한편 앞서 열린 3ㆍ4위 결정전에서는 스페인이 연장 접전 끝에 개최국 남아공을 3-2로 꺾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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