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올해(시급 4,000원)보다 2.75%(110원) 인상된 시급 4,11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문형남)는 무려 10시간 동안 노동계와 경영계 사이에 13차례의 조정을 거치는 진통 끝에 30일 새벽 공익위원측이 제시한 인상안을 놓고 막판 표결을 벌여 찬성 23 대 반대 4의 다수결로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은 월급(주 40시간) 85만8,990원(주 44시간은 92만8,860원)으로 올해보다 소폭 인상된다.
이에 앞서 최저임금위는 29일 오후 7시부터 전원회의를 열어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 절충에 나섰으나,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75% 인상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인상률은 6.1%였다. 그러나 최저임금위는 낮은 인상률에도 불구하고 경기악화에 따른 최근의 임금수준 하락을 감안하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혜택을 보는 대상이 전년(208만명)보다 50만명 가량 늘어난 256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은 노사 간의 견해차가 워낙 커 이미 만장일치 합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계는 당초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보장을 이유로 전년 대비 28.7%의 인상을 요구한 반면, 경영계는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난을 내세워 5.8% 삭감안을 제시했다. 문 위원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노동계와 경영계가 상호 양보해 극적 타결을 이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결정된 최저임금을 노동부에 제출하고 노동부 장관은 노사단체의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8월5일까지 확정, 고시한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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