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NLL(북방한계선)을 사수했고, 그것이 중요할 뿐입니다.”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7주년 기념식장. 당시 전투에서 큰 부상을 당했던 해군 이희완(33) 대위는 기념식에 참석해 제2연평해전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6명의 해군 장병이 산화한 전투를 두고, 아직까지 승전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데 대한 지적이다. 이 대위는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군인은 평가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위는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25분 서해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기습 공격을 받았던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부정장이었다. 정장이던 고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6명이 전사했고, 이 대위를 포함해 18명이 부상했다.
이 대위는 다리에 관통상을 입고 9번의 수술을 거쳐 의족을 한 채 퇴원했다. 2003년 6월 해군사관학교 해양연구소 연구원으로 복귀한 뒤 현재 해군교육사령부 교관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현장에서 목숨 바쳐 작전을 수생한 전우들의 얼굴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느냐”며 “7년이 지나든, 10년이 지나든 6명의 전우들을 기리는 승조원들의 마음은 한결같다”고 말했다.
참수리호에서 조타기를 놓지 않은 채 발견된 고 한상국 중사의 아버지 한진복(63)씨는 “정부에서 이렇게 (예우)해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늘 잊지 않고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작년에 이어 정부 행사로 격상돼 치러졌다. 유족과 부상자, 한승수 국무총리, 정당 대표, 시민, 학생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한 총리는 기념사에서 6명의 전사자 이름을 호명하면서 “최후의 순간까지도 우리 바다를 사수했던 호국 영웅들은 국민 가슴 속에 살아있으며 대한민국은 이들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2 평해전은 서해 NLL을 사수하기 위해 우리의 용감한 해군 장병들이 북한의 기습도발을 온몸으로 막아낸 승리의 해전”이라며 “그 때에는 변변한 추모행사도 없이 외롭게 여섯 분의 영웅을 떠나보냈지만 이명박 정부는 작년부터 제2연평해전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우리 해군의 승전으로 다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25분여의 교전으로 우리 측에서는 윤영하 소령, 한상국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이 전사했다. 북한군은 13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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