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를 맞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보다 강렬한 작품들로 부천을 달군다. 역대 영화제를 통틀어 가장 수위 높은 영화들부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작품까지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16~26일 복사골문화센터 프리머스 CGV부천 등 부천 일대에서 개막작 '뮤'(이와모투 히토시 감독)를 포함, 41개국 202편의 판타스틱 영화가 선보인다.
영화제 권용민 프로그래머는 "다양한 국가의 화제작과 신작이 많아지고 극,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장르도 다채로워져 내실 있는 영화제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세르비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좀비 영화('좀비습격'), 대만 최초의 슬래셔('인비테이션 온리')처럼 세계 영화계의 최신 흐름을 볼 수 있다.
'못 말리는 좀비들' 등 체코 영화 3편을 선보이는 '체코 SF 특별전' 섹션도 평소 접하기 힘든 기회. 호러와 코미디가 어우러진 독특한 세계를 보여준다.
통상 수위 높은 영화들만 모은 '금지구역' 섹션에서는 역대 가장 강한 5편이 준비돼 있다. 나치 좀비부대와 의대생들의 피 튀기는 대결을 그린 '데드 스노우', 자유섹스를 갈망하는 70년대 뉴욕 실존 클럽의 연대기를 다룬 '아메리카 70 섹스 천국', 제목만 들어도 내용이 짐작되는 '인육국수', 도발적 영화제작을 소재로 한 '포르노 갱의 삶과 죽음', 뱀파이어와 프랑켄 걸의 대결 'V소녀 대 F소녀' 등이 펼쳐진다.
우리나라 관객에게 잘 통하는 호러물을 찾는다면 특별전 섹션이 제격이다. 영화제의 13회를 기념해 준비한 '13일의 금요일'(1980) '사탄의 인형'(1988) '지옥의 모텔'(1980) 등 특별전 '13', 10년을 맞은 '주온'의 비디오판 1, 2편과 극장판 1, 2편, 역시 10주년이 된 여고괴담의 1~4편이 마련돼 있다. 주온은 극장판 3편이 곧 개봉될 예정이고 여고괴담은 5편이 상영중이니 시리즈 전체를 이어서 볼 수도 있다.
뱀파이어에 빠진 감독들의 열전은 어떨까. '판타스틱 감독백서: 그들만의 뱀파이어' 특별전을 눈 여겨 보자. 3편의 체코 영화는 '판타스틱 감독백서'에서는 내로라 하는 감독들의 다양한 뱀파이어 변주를 즐길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의 최근작 '박쥐'(2009)부터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박쥐성의 무도회'(1967)까지 5편의 뱀파이어영화를 엄선했다.
청소년이나 심약자들이 결코 못 볼 영화만 있는 건 아니다. '나도 스타가 될 거야' '볼케이노 트윈의 모험'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적자' 등 패밀리 판타와 애니 판타 섹션에서 고르면 온 가족이 함께 볼 만하다. 또 '무릎과 무릎 사이'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 등 80년대 한국영화와 '가을날의 동화' 등 홍콩제작사D&B의 영화를 모은 회고전은 중년 팬들을 유혹한다.
영화제는 올해 경쟁부문 '부천 초이스' 외에 판타지가 아닌 아시아영화에 시상하는 넷팩상과 한국 저예산장편에 시상하는 후지필름이터나상을 신설했다. 개막식은 19일 오후 7시 부천고려호텔에서 열리며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프로그램 문의 및 예매는 홈페이지 참조. 개막작은 매진됐다. www.pifan.com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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