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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막판 진통

입력
2009.06.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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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노동계 협상이 될 듯 될 듯하더니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 이견에다 양대 노총의 반발까지 더해져 접점 찾기가 쉽지 않다.

한나라당은 26일 국회 환경노동위 여야 3당 간사와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참여한 제6차 5인 연석회의에서 다소 유연해진 양보안을 제시했다. 현행법에 명시된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 조항의 시행 유예기간을 당초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내년도 정규직 전환지원금을 기존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이 달 내 처리를 위해 한걸음 물러선 셈이다.

한나라당 환노위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한나라당은 많이 내줬다. 이제는 민주당이 내놓을 때"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딱히 변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비정규직 2년 사용기간' 조항의 시행을 유예하더라도 그 기간을 6개월 미만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기본적으로는 법 시행 유예에 반대다. 대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정규직 전환지원 예산을 향후 3년간 3조6,000억원(연간 1조2,000억원) 정도 마련하자고 버티고 있다.

민주당 환노위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임시방편은 안 된다"며 "비정규직 양산을 막으려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계 역시 의견이 다르다. 여야가 거론중인 시행 유예론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다.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과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가 비정규직법 사용기간 조항 시행 유예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가는 것 같은데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며 "법 시행 유예를 전제로 하는 논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양대 노총을 당리당략 실현의 들러리로 삼으려 한다면 이를 연석회의 중단 의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실제 양대 노총은 이날 회의서 한때 연석회의 불참을 시사하기도 했다.

양대 노총은 법 시행 유예 불가는 물론 ▦기간제한 폐지 및 사용사유제한 도입 ▦정규직 전환의무 비율 도입 ▦정규직 전환기금 대폭 확대 등을 주장했다.

이 같은 입장차로 이날 회의는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하고 숙제를 또 다음으로 미뤘다. 여야와 노동계는 휴일인 28일 7차 연석회의를 열어 합의안을 도출해 보기로 했다. 여야는 합의가 이뤄질 경우엔 29,30일쯤 본회의를 열어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견이 워낙 커 협상 타결을 장담하긴 어려워 보인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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