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로 그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가 주목받고 있다. 모즈타바는 하메네이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보다 더욱 강경한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이번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한 중심인물이라는 게 이란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설명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5일 모즈타바는 이란 핵심 보안조직인 혁명수비대와 바시지 민병대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어 무력진압을 주도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40대에서 5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모즈타바는 2005년 이란 대선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후보를 강력히 지지, 아마디네자드가 라프산자니 같은 쟁쟁한 개혁성향 후보들을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LAT는 전했다.
모즈타바는 이슬람 혁명 후 이란에서 이슬람 이데올로기 못지않게 중요해진 보안과 정보 라인에서 영향력을 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 하메네이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를 이어 최고지도자가 된 후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관료 조직을 만들었고, 모즈타바는 이들 조직을 배후에서 움직이는 실력자로 성장했다. 서방 언론들은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직을 모즈타바에게 이양할 수 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모즈타바가 아버지를 이어 최고지도자가 오를 경우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근동정치연구소의 메흐디 칼라지는 "아마디네자드와 모즈타바 같은 무모한 인물들 때문에 이번 시위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군 조직에만 의존하고 사회ㆍ종교 기구를 등한시하는 권력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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