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이승엽(33)은 인터리그(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의 교류전) 동안 죽을 쒔다. 35타석 무안타의 불명예도 남겼고, 선발에서 제외된 채 벤치를 지키기 일쑤였다.
인터리그 동안 타율이 1할8푼6리(70타수 13안타)에 그친 이승엽은 "실력이 모자라서 그랬다. 모든 것은 실력이 말해준다"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이승엽은 휴식기간(22~25일)에도 쉬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28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요미우리-야쿠르트의 경기.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승엽은 팀이 3-0으로 앞선 6회말 1사 1ㆍ3루에서 상대 왼손 선발 이시카와의 5구째 가운데로 몰린 시속 136㎞짜리 직구를 걷어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3경기 연속 홈런이자 비거리 110m짜리 시즌 15호 우월 3점 홈런.
이승엽은 2회말 첫 타석에서 이시카와의 슬로 커브(시속 86㎞)를 당겨 우전안타를 뽑아내며 5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8회말 이혜천과의 대결에서는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승엽의 시즌 성적은 타율 2할4푼9리에 15홈런 32타점 29득점. 이승엽의 맹활약 덕분에 요미우리는 7-1 승리를 거두고 센트럴리그 2위 야쿠르트와의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이승엽은 27일엔 0-3으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오른손 선발 요시노리에게 우월 솔로홈런, 26일엔 4-1로 앞선 5회말 1사에서 오른손 선발 다테야마에게 우월 1점홈런을 빼앗았다.
리그 재개와 함께 3경기 연속 홈런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이승엽이 야쿠르트 3연전에서 홈런을 뽑은 다테야마(8승1패,2.80), 요시노리(4승4패,3.72), 이시카와(7승4패,4.25)는 팀 내 1~3선발이다. 앞으로 이승엽은 어지간해서는 선발에서 제외되거나 플래툰 시스템에 시달리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 수훈선수로 선정된 이승엽은 "6회 1ㆍ3루에서 외야 플라이를 친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방망이를 돌렸다. 3경기 연속 홈런이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3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고 생각하겠다"며 "컨디션은 좋아지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잘하고 있으니 저도 잘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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