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자가용을 처분하는 인구가 갈수록 늘고 있다. 대중교통망이 충실해지면서 승용차를 이용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자 주차비와 보험료, 세금 등 유지 비용을 '낭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친환경 바람도 탈(脫) 마이카 추세에 한몫하고 있다.
26일 일본자동차검사등록정보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자가용 승용차 세대 당 보급 대수는 조사를 시작한 1975년 0.475대에서 증가해 2006년 1.112대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이후 2007년에는 1.107대, 2008년에는 1.095대로 최근 수년 동안 매년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감소폭은 보급 대수가 전국 최하위권인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같은 대도시와 수도권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도쿄는 2005년 0.538대에서 지난해 0.510대, 오사카는 0.729대에서 0.705대로 줄었다. 수도권인 가나가와(神奈川)현 역시 0.820대에서 0.788대로 감소 추세다.
대도시 지역은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가용은 주말에나 가끔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파트도 대부분 돈을 내고 주차장을 빌려 써야 하는 도쿄의 경우 도심 지역은 한 달 주차비만 3만엔(40만원)을 넘는다. 여기에 자동차세와 보험료, 차량검사와 수리비용 등을 더하면 연료비를 제외하고도 연간 유지비가 평균 50만엔(670만원)을 훌쩍 넘어버린다.
자가용이 없어도 출퇴근 등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여행 등 꼭 승용차가 필요한 경우 렌터카를 활용하면 된다. 친환경 의식까지 높아지면서 자동차를 처분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최근 오릭스자동차, 파크24 등 업체들이 '카셰어링'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자가용이 없어도 얼마든지 손쉽게 승용차를 이용할 수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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