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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현대건설, 카타르 라스라판 플랜트 건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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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현대건설, 카타르 라스라판 플랜트 건설현장

입력
2009.06.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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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북동부에 위치한 라스라판(Ras Laffan Industrial City) 산업도시. 도하를 출발해 섭씨 50도에 달하는 모래사막 폭염을 뚫고 버스로 1시간20분여를 달려 도착한 이곳은 초입부터 거대한 철골 파이프 구조물들이 방문객을 압도했다.

이곳은 현대건설이 창사 이래 단일 공사 최대 규모이자, 국내 건설업체가 수주한 단일 플랜트 사상 최고액인 20억6,791억 달러(약 2조700억원)의 발전ㆍ담수 복합발전소를 건설하는 '라스라판 C IWPP' 현장. 현대건설은 모래 사막뿐인 이곳에 천연가스를 태워 전기를 생산하고, 바닷물을 끓여 용수를 만드는 발전설비와 담수화 시설을 건설한다. 발전소가 완공되면 원자력 발전소 3개에 달하는 초당 2,728㎿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카타르 국영 수전력회사인 카르마(KAHRAMAA)는 이 전력을 도하, 라스라판 등 카타르 3개 신도시와 사우디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담수 생산능력도 63MIGD(1MIGD=400톤/d)로 카타르 인구 절반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총 34.5개월(2008년 5월~2011년 4월)의 공정 중 현재 완성된 공정률은 약 60%(22일 현재 59.18%). 총 8개의 굴뚝 중 6개를 이미 세웠고, 담수화 설비도 상당히 지어졌다. 이 날 오후 3시 수은주가 섭씨 48.5도를 가리키고 있는데도 근로자들은 굴뚝 2호기에 600톤 크레인으로 모듈을 장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곳에는 현대건설 12명을 비롯해 한국인 189명과 현지인, 3국인 노동자 등 총 7,066명이 투입돼 일하고 있다.

현장 소장을 맡고 있는 최재찬 현대건설 상무는 "날씨가 더워 오전 4시부터 아침식사를 하고 일을 시작해 정오에는 2시간 가량 휴식을 취한다"며 "이곳은 카타르 최대의 석유화학ㆍ발전단지를 건설하는 전략지라 관리 감독이 무척 엄하다"고 귀띔했다.

현대건설이 이 현장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이곳이 향후 제 2의 중동시장 붐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동, 특히 두바이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상당수 마천루 공사가 중단된 상태고, 수많은 외국 투자사와 투자자본이 물밀 듯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제 막 개발의 막을 올린 카타르와 아부다비는 오히려 최근 전력, 석유화학, 가스, 담수화 등 중화학 공업과 도로 등 사회기반 시설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카타르는 천연가스 세계 3위, 아부다비는 원유와 가스 세계 5위의 자원 부국이어서 유가가 현 수준(배럴 당 70달러)만 유지해도 추가 투자에 문제가 없다. 따라서 이 현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향후 나올 대형공사 추가 수주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여기에 라스라판 발전ㆍ담수 복합발전소 공사가 현대건설이 경쟁력을 가진 EPC(발전설비) 공사라는 점도 또 하나의 이유다. 현대건설은 자사의 매니지먼트 경험과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전문적인 설계를 융합해 공사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최 상무는 "현재 라스라판에 각국 회사가 공사를 하고 있지만 공정률을 제대로 맞추는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하다"며 "발주처는 RGPC지만 실질적인 공정 관리를 현대건설이 도맡고 있어 앞선 기술력을 중동에 과시하는 현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라스라판에서 이 공사 외에도 'GTL(Gas To Liquid)-5 천연가스 액화 정유시설' 공사도 하고 있는 데 이 역시 유일하게 공정을 앞당겨 발주처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건설 이해주 두바이 지사장은 "아부다비는 현재 3,000억달러의 가용 자금을 갖고 있어 올해 100억달러 규모의 공사 4개를 발주할 예정"이라며 "두바이 지사를 아부다비로 옮겨 올해 이곳에서 40억 달러의 수주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스라판(카타르)=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 현대건설 카타르 GTL-5 현장의 '홍일점' 최문정 차장

불모의 땅 사막은 여성들이 일하기엔 최악의 조건이다. 그런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의 천연가스 액화 정유시설 GTL-5 현장에는 홍일점 현대건설 최문정 차장(43ㆍ사진)이 있다.

직함은 일본의 도요(TOYO)와 공동 시행하는 이 현장의 '통합 도큐먼트(document) 매니저'.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중책이다. 무려 3만종이 넘는 공사관련 서류를 통합 관리하는 총책임자로, 사소한 문서 하나까지 그의 손을 거쳐야만 발주처로 전달된다.

그는 "해외 현장 근무를 해보고 싶었는데 수주 초기부터 맡았던 이번 현장의 발주처(쉘사)가 전문 도큐먼트 매니저를 원해 적임자로 낙점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해 5월 부임한 그는 내년 9월까지 현장에서 일할 예정이다.

기후나 생활환경이 아무래도 불편할 터. 그러나 그는 "책을 보거나 운동을 하는 등 자기계발 시간이 많아 좋다"며 "최근 3㎞ 마라톤대회에 출전했고, 테니스 토너먼트에 참가했다"고 웃었다. 그는 "현대건설 여직원만 13명, 현장 전체에는 현지인과 3국인을 포함해 100여명이 있어 특별히 불편하진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요측의 설계나 문서작성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데다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만족해 했다.

라스라판(카타르)=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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