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던 20대 남성이 네티즌들로부터 300여만원을 모금받아 도피생활을 하다가 붙잡혀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윤웅걸)는 28일 이모(27ㆍ무직)씨를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앞 도로에서 시위 중에 경찰차의 바퀴 공기를 빼고 2월 말까지 불법 집회에 5차례 참가해 도로를 점거하거나 경찰과 대치하는 등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에 '집회에 참가할 때 화염병이나 마스크를 각자 준비하라', '손전등을 이용하면 경찰의 증거수집을 방해할 수 있다'는 등의 시위 관련 지침들을 올려 네티즌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경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뒤 도피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도망을 다니느라 힘들다. 1,000원씩이라도 도와달라'며 게시판에 자신의 계좌번호를 남겼고 네티즌은 십시일반으로 그에게 300여만원을 송금했다.
이씨는 그러나 이달 초 서울의 한 PC방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검거 당시 비수(匕首) 3개와 잭나이프, 표창 등 각종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이씨에게 총포ㆍ도검ㆍ화약류 단속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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