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서구의 일부 언론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에 대해 “나를 폄하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 총장은 27일(현지시각)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엔 조직 운영 능력에 의문을 표시한 이코노미스트 보도와 관련해 사무차장보 이상 고위직 재산공개 의무화, 업무 성과 계약 의무화 등의 업적을 설명하면서 “열정적으로 유엔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그 과정에서 저항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 ‘잊혀질 성명이나 발표한다’는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의 비판에 대해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분쟁에 개입하기 어려운 유엔의 특성을 간과한 지적”이라고 해명했다.
반 총장은 “올해 초 가자지구 사태 때 몸을 낮췄다고 일부 언론이 썼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며 “나를 폄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아시아 출신 사무총장은 35년 전 미얀마 출신 우탄트 이후 내가 처음”이라며 “하지만 우탄트는 서구교육을 받은 ‘서구인’이었고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아시아 부흥’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시아적 가치를 지닌 첫 사무총장”이라고 강조, 중용 등 아시아적 가치에 대한 서구의 이해 부족이 자신에 대한 비판과 무관치 않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다카스 유키오(高須幸雄) 유엔 주재 일본 대사는 최근 “반 총장은 말 보다는 행동을 통해 사람을 따르게 하는 동양적 리더십을 보이지만 ‘보여주는 것’을 중시하는 서구적 리더십에 익숙한 이들은 이런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2007년 1월 취임, 5년 임기의 절반을 마친 반 총장은 2007년 발리 기후협약회의 중 협상이 결렬될 상황에서 강대국들을 설득, ‘발리 로드맵’을 만든 것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에 대한 일방적 휴전을 강력히 요구해 관철시킨 일 등을 인상적인 성과로 꼽았다. 반 총장은 취임 후 지구 30바퀴(116만㎞)를 돌았고 각국의 장관급 이상 지도자 880명과 회담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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