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면 프로, 아마추어면 아마추어…'
한국 여자골퍼들의 파워는 마르지 않는 샘물 같다. 한국 낭자군이 세계여자프로골프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가운데 아마추어도 코리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여자골프국가대표 출신 송민영(20)이 일을 냈다. 송민영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레드테일 골프장(파72)에서 36홀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린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골프대회 결승에서 한국계 킴벌리 김(18)에 7홀차 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송민영의 7홀차 우승은 33년(2002년부터 결승전 36홀) 역사를 가진 이 대회에서 가장 큰 점수차 우승 기록이다.
작년 이 대회에서 재미동포인 티파니 조에 2홀차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송민영이 한층 성숙된 플레이로 정상에 오르며 한풀이를 했다. 송민영의 우승으로 한국 및 한국계 이 대회 우승자는 펄신(1988,1989년), 미셸 위(2003년), 이은정(2005년), 티파니 조(2008년) 등 모두 5명으로 늘었다.
■ 만능 선수 송민영
송민영은 아버지 송무석 홍익대 조선해양학과 교수가 98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연구원 생활을 할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9살 때 인근 주니어프로그램을 통해 골프를 시작한 송민영은 당시 지역대회에 나가 우승도 했지만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한동안 골프채를 놓기도 했다.
그러나 송민영은 다시 골프를 하고 싶다며 부모를 설득했고 대전국제고로 진학해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으면서도 골프를 병행했다. 2006년 아시아-태평양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송민영은 2007년 국가대표에 선발됐고 작년 9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입학했다.
올시즌 미국대학랭킹 여자부 1위를 달리고 있는 송민영은 "지난 몇 년간 큰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을 때 친구들이 '너는 훌륭한 선수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해 줬다"며 "오늘 생애 가장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기뻐했다.
국가대표시절 송민영을 지도했던 한연희 골프국가대표 감독은 "민영이는 공부도 잘하고 골프, 축구 등 모든 운동을 다 잘하는 만능 선수였다"고 말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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