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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노년의 즐거움' 김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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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노년의 즐거움' 김열규

입력
2009.06.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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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노인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있고, 경제적 어려움은 없어도 건강관리, 생활관리가 잘 안돼 시들어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소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국문학ㆍ민속학자인 김열규(77ㆍ사진) 서강대 명예교수가 '노년 찬가'라 할 수 있는 <노년의 즐거움> (비아북 발행)을 펴냈다. 김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노년은 교향곡 4악장의 마지막 코다와 같은 부분입니다. 지휘자들은 특히 손놀림에 신경 쓰지요. 그런 연주를 하듯 노년을 보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한 '5금(禁), 5권(勸)'을 제시한다. '잔소리와 군소리를 삼가라' '노하지 마라' '기죽는 소리는 하지 마라' '노탐을 부리지 마라' '어제를 돌아보지 마라'는 노년에 멀리해야 할 다섯 가지 일이다. 반면 '큰 강물이 흐르듯 차분하라' '두루두루 관대하라' '소탈한 식사가 천하의 맛이다' '머리와 가슴으로 세상의 이치를 헤아려라' '자주 많이 움직여라'는 다섯 가지의 노년 행동지침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사유도 제시한다. "죽음은 삶을 온전한 것으로, 보람찬 것으로 완성시켜주는 소중한 계기요, 동기라는 생각을 다짐해두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노년의 삶이 오히려 더 푸를 것이다."

<기호로 읽는 한국 문화> <한국인의 화> 등 많은 저서로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학자인 그는 이순을 앞둔 1991년 "바깥일은 안하고 글 쓰고 책 읽는 일만 하겠다"고 다짐하고 고향인 경남 고성으로 귀향했다. 그는 요즘도 매일 30분씩 바닷가로 나가 산책하고 텃밭에서 고추, 토마토와 오이를 가꾸며 6~7시간씩 글을 쓰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도깨비를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의 거울로 분석한 글을 막 탈고했으며, '참다운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한 글도 구상 중이라는 그는 대학(진주 경산대, 서울 디지털대)에서 민속학 강의를, 고등학교(경남 산청 지리산고등학교)에서도 논술 강의를 하는 등 웬만한 젊은이 못지않은 청청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김 교수는 마음가짐을 다스리는 일과 함께,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요청하며 말을 맺었다. "자식들에게 손 내밀 처지가 못되는 노인들, 그들이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고 조금이나마 돈을 벌 수 있는 사회복지제도를 갖추어야 합니다.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가 머리를 모아야 합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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