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음식이 해외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김치와 불고기가 한식 세계화의 첨병이었다면, 이제 간장 두부 등 가공식품이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샘표식품은 지난해 전 세계 62개국에 간장을 비롯한 장류 및 소스 제품을 수출, 1,000만달러(약 128억원)를 벌어들였다. 특히 간장은 러시아에서 반응이 좋다. 2003년 러시아에 진출한 샘표간장은 현재 40여개 도시 4,000여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고, 지난해 누적판매량 500만병을 돌파했다.
샘표 관계자는 "러시아는 날씨가 추워 소금에 저린 육류를 즐기는 편이지만, 정부가 국민건강을 위해 소금 대신 간장을 권장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매일 먹는 수프에도 간장을 넣을 정도로 보편화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한국형 마요네즈도 인기가 좋다. 오뚜기 마요네즈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불황으로 육류를 사먹기 힘들어지자 열량이 높은 마요네즈를 즐겨 찾고 있는 것. 실제 러시아인들은 마요네즈를 육류나 과자에 찍어먹는 소스로 이용하는가 하면, 라면에도 넣어 먹을 정도로 식단에 빠져서는 안될 존재로 여기고 있다.
풀무원은 두부로 미국인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1995년 LA에 처음 공장을 세울 당시만 해도 주 마케팅 대상은 교민이었다. 하지만 '웰빙음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부를 찾는 미국인들이 늘어나자 2002년 뉴욕에 공장을 건설했고, 2005년엔 미국 유기농콩 가공회사 와일드우드사를 인수하는 등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풀무원은 이를 바탕으로 미국에 설립한 기술연구소를 통해 두부 소시지, 두부 스테이크, 두부 케이크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중동지역에서 한국형 분유와 이유식, 특수분유로 인기몰이 중이다. 1981년부터 '매일맘마'라는 자체 브랜드를 내놓고 있는데, 이 지역 아기 5명 중 1명이 매일유업 제품을 먹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매일유업은 음료와 두유 등 다양한 제품으로 중국, 동남아까지 시장을 확대, 올해 2,000만달러 이상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대형마트에 가면 한국식품 전용매장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김치, 간장, 두부 등 식단의 기본재료가 되는 음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끌 수 있다면 한식의 세계화도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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