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초 프랑스오픈에서 기승을 부렸던 '이변의 악령'이 윔블던에서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28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계속된 여자단식 3회전에서 톱랭커 2명이 신예들에게 줄줄이 발목을 잡혀 초반 탈락했다.
이변의 희생양은 세계랭킹 5위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와 6위 옐레나 얀코비치(세르비아). 쿠즈네초바는 약관 20세의 무명 사비네 리시키(41위ㆍ독일)에 0-2(2-6 5-7)로 완패했고, 얀코비치는 프로 데뷔 2년차인 17세 소녀 멜리나 오딘(124위ㆍ미국)에게 1-2(7-6 5-7 2-6)로 역전패를 당했다.
쿠즈네초바를 잡은 리시키는 지난 4월 패밀리서클컵에서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3위ㆍ미국)를 꺾으면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16강에 오르면서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얀코비치를 격침시킨 오딘은 지난해 US오픈과 올해 호주오픈에 출전해 모두 1회전에 탈락했고, 프랑스오픈에서는 아예 본선에 오르지도 못했던 철저한 무명. 프랑스오픈 16강에서도 19살 여고생 소라나 키르스테아(27위ㆍ루마니아)에 덜미를 잡혔던 얀코비치는 두 번 연속 10대 소녀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 디나라 사피나(러시아)와 윔블던 3연패를 노리는 비너스 윌리엄스(3위ㆍ미국)는 키스텐 플립켄스(110위ㆍ벨기에)와 칼라 수아레스 나바로(34위ㆍ스페인)를 각각 2-0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올랐다.
남자부에서는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고 있는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3위ㆍ영국)가 빅토르 트로이츠키(31위ㆍ세르비아)를 3-0(6-2 6-3 6-2)으로 완파했고, '광서버' 앤디 로딕(6위ㆍ미국)도 위르겐 멜저(30위ㆍ오스트리아)에 3-1(7-6 7-6 4-6 6-3) 승리를 거뒀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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