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리그로 벌어지는 프로배구는 4월에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을 치른다. 성적이 나쁜 팀은 봄이 되면 구경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선지 만년하위 한국전력 KEPCO45는 "진달래 피는 4월에도 배구하고 싶다"고 외친다.
'아시아의 거포'로 명성을 날렸던 강만수(54) 전 현대자동차서비스 감독도 마찬가지. "왜 코트가 아닌 관중석에 있느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괴로웠다.
4월에도 배구하는 게 꿈인 한국전력이 동병상련 처지에 있던 강만수 감독에게 7월부터 지휘봉을 맡긴다. 한전 임대환 단장은 25일 "한 단계 도약하려는 우리 팀은 중량급 감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2008~09시즌에 4승31패로 최하위에 그쳤다. 강 감독은 "이제서야 관중석이 아닌 코트에 설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전력 기업 규모에 걸맞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강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전이 경쟁팀보다 한 수 아래다"고 분석했다. 한전 배구가 중흥할 수 있는 전제조건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가 수비, 둘째가 블로킹, 셋째가 서브다. 평균 신장이 작기에 삼성화재처럼 수비가 강해야 된다는 게 강 감독의 판단. "신체조건을 극복하려면 블로킹 타이밍을 잘 맞추고 강서브로 상대 수비를 흔들어야 한다."
한전은 홈페이지에 <강만수 감독 영입에 즈음하여> 라는 글을 올렸다. 어려운 환경에서 선수단을 이끌었던 차승훈 감독대행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경기를 잘 풀어가는 지장(智將)도 중요하지만 선수들과 혼연일체가 돼 선수단을 이끌 덕장(德將)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만수>
계약금 없이 한전 부장급 연봉을 받기로 한 강 감독은 29일 선수단과 상견례할 계획이다. 차승훈 감독대행은 수석코치로서 강 감독을 보좌한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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