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혀온 마크 샌퍼드(49ㆍ사진)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가 혼외정사 스캔들로 기로에 섰다.
CNN 등에 따르면 샌퍼드 주지사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아르헨티나에 있는 여성을 만나기 위해 최근 7일 동안 아르헨티나를 여행했다"며 "측근에게 미국 애팔래치아 산맥을 하이킹했다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었다"며 눈물을 흘리고 공개 사과했다.
그는 "공화당 주지사협의회 의장직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주지사 사퇴 여부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이 여성과 관계를 맺었다"며 "내 아내는 이 사실을 수개월 전에 알았다"고 말했다.
샌퍼드 주지사는 19일부터 휴대폰을 끈 채 사무실, 집, 측근과의 연락을 끊었고 이로 인해 주의회 지도자들은 그의 주지사 권한을 잠정적으로 부지사에게 이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주지사 대변인은 논란이 확산되자 23일 "샌퍼드 주지사가 애팔래치아 산맥의 트레일 코스를 하이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주지사가 주의회 회기가 끝난 뒤 며칠동안 자리를 비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온라인 신문 더 스테이트가 샌퍼드 주지사의 여권 기록을 바탕으로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급속히 확산됐다.
CNN은 "샌퍼드 주지사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 당시 탄핵에 앞장섰던 인물"이라며 "가정의 가치를 역설해온 정치인이 애정행각을 벌였다는 점에서 미국 정계는 물론이고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샌퍼드 주지사는 연방 하원의원 3선을 거쳐 2002년 주지사에 당선돼 재선 임기를 수행하고 있으며,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로 거론돼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또 다른 윤리적 강경론자 존 엔자인 공화당 상원의원(네바다주)도 17일 혼외정사 스캔들로 공화당 정치위원회 위원장직을 사퇴했다"며 "가족의 가치를 최우선 순위로 여겨온 공화당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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