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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골목상가 돌며 '서민정치' 첫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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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골목상가 돌며 '서민정치' 첫 행보

입력
2009.06.2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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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이문1동의 한 골목 상가. 구불구불 이어진 폭 10~20m의 길 양쪽에는 각종 상점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노점상들도 군데군데 눈에 띈다. 드문드문 오가는 행인들로 골목은 한산하다. 주변에 대형마트와 슈퍼마킷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다. 상인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서민들의 애환이 가득한 이 곳을 찾았다. 새 화두로 던진 중도론, 서민론을 몸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다. 이 대통령은 이 곳 저 곳 돌아보며 상인들의 하소연에 귀를 기울였다.

이 대통령은 먼저 한 구멍가게에 들어가 "장사가 어떠냐"고 물었다. "너무 어렵다"는 싸늘한 답만 돌아왔다. 이 대통령은 멋쩍은 표정으로 진열된 뻥튀기를 집어 들고 "어릴 때 이걸 만들어 팔았다"며 2,000원을 내고 두 개를 샀다.

빵집과 분식집에 들러서는 크림빵과 오뎅을 구입해 보도진과 구경 나온 주민들에게 돌렸고, 노점상에서도 토마토 4,000원 어치를 샀다. 노점상 주인은 "국회의원들이 어떤 사건이 생기면 그걸 악용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통령의 권위가 섰으면 좋겠다"고 오히려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고개만 끄덕였다.

과일가게와 식품가게에서도 상인들의 피어린 호소를 접했다. 상인들은 "대형마트 때문에 최근 매상의 3분의 2가 줄었다"며 "대형마트가 밤 12시까지 영업하는데 시간제한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역 새마을금고를 찾아 직원들에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부가 소액대출을 하는데 이 때 새마을금고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자치센터와 구립 어린이집도 들렀다.

2시간 가량의 골목 상가 방문을 마친 이 대통령은 이 지역 상인 대표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올해 하반기 소상공인 보증을 위해 3조3,000억원의 재원을 추가 확보했다"며 "사업조정제도 등 영세상공인의 건의사항에 대해 관계 부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상인들을 입장을 감안,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사는 식은 안 되니 같이 사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며 "서울을 권역별로 나눠 권역 단위로 생산자와 직거래하면 물건을 싸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골목 상가 방문은 친서민 행보를 위한 첫 현장 점검이다. 앞으로 서민정책 강화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을 끌어안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의도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서민 대책이 이벤트성, 전시성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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