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LED TV 사업 확대를 선언했다. 이로써 국내 전자업계 맞수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LED TV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LED TV란 발광 다이오드(LED) 조명을 사용해 LCD 패널을 밝히는 TV를 말한다.
LG전자는 2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LED TV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사업 확대전략을 발표했다. 강신익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프리미엄 LED TV 제품군으로 LCD TV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이날 공개한 LED TV는 55인치 '55LH95'와 '55LH93' 2종. 3,360개의 LED 조명을 패널 뒷면 전체에 설치하는 직하형 방식으로 제작돼 화면이 밝고 선명하며, 두께를 24.8㎜로 최소화했다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가격은 무늬를 넣은 강화 아크릴 케이스를 사용한 '55LH95'는 760만원, 일반 케이스인 '55LH93'은 700만원. 55LH93은 이날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55LH95는 다음달 출시한다.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사업 전개를 미뤘던 LG전자가 본격 사업 확대에 나선 이유는 시장 변화 때문이다. 강 사장은 "올해 상반기 세계 LCD TV 시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 폭발이 나타났다"며 "LED TV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세계 LED TV 시장 규모는 올해 310만대에서 내년 3,000만대, 2011년 6,80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LCD TV 시장에서 LED TV 비중도 올해 2.6%에서 내년 20%, 2011년 40%로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면에는 일찌감치 LED TV 사업 확대에 나선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도 숨어 있다. 이를 의식한 듯 LG전자는 이날 삼성전자 제품과의 비교 우위를 끊임없이 주장했다.
LG전자는 앞으로 LED TV 사업을 양극화 전략으로 가져갈 예정이다. 강 사장은 "직하형 방식의 LED TV로 고가 시장을, 3분기에 내놓는 엣지형 방식의 LED TV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채택한 엣지형 방식은 LED 조명을 LCD 패널의 테두리에만 부착하는 방식. 그만큼 직하형보다 LED 사용량이 줄어들어 제조단가와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다.
LG전자는 이런 전략으로 내년까지 500만대의 LED TV를 판매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LCD TV 판매 목표도 확대했다. 강 사장은 "1분기 LCD TV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증가해 올해 판매 목표를 당초 1,400만대에서 1,800만대로 늘렸다"며 "이를 통해 올해 세계 2위의 LCD TV 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LED TV를 전략 제품으로 내세우지는 않을 작정이다. 강 사장은 "모든 TV 업체들이 LED TV를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LED TV를 전략 제품으로 앞세우는 것은 전략이 안 된다"며 "경쟁 차별화를 가져올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강조하는 플러스 알파는 앞선 기술력과 브랜드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브랜드"라며 "소니 같은 브랜드를 만들지 못하면 아무리 많이 팔아도 세계 1위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LG전자는 올해 LCD TV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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