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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장단 "LED TV 성공비결 배우자" 열공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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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장단 "LED TV 성공비결 배우자" 열공 모드

입력
2009.06.2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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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줄 수만 있다면 새로운 시장은 열리게 된다."

24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 39층 대회의실. 삼성 계열사 사장 30여명은 귀를 쫑긋 세운 채 윤부근(사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했다. 이날 삼성 사장단협의회 사내 강연자로 나선 윤 사장은 출시 100일만에 누적 판매 50만대를 돌파한 발광다이오드(LED) TV의 성공 신화를 풀어놨다.

그는 먼저 LED TV를 내 놓게 된 배경부터 설명했다. 사실 삼성전자는 2004년 이후 매년 59%의 급성장을 거듭해 온 LCD 분야에서 세계 1위였다. 그럼에도 새 분야를 개척하게 된 것은 판가 하락이라는 LCD TV의 고질적인 문제 때문. 1주일에 1%씩 1년이면 반값으로 떨어지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LCD TV의 판매대수가 늘어도 매출은 감소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때,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다. 미국의 대형 전자제품 유통업체 '서킷시티'의 파산은 큰 충격이었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생존조차 위태롭다는 절박감이 엄습했다.

출구는 고객에게 있었다. 사전 시장조사 결과 소비자는 두께가 3㎝를 넘지 않을 정도로 얇으면서 친환경적이며 고화질의 TV를 원하고 있었다. 이런 TV라면 같은 크기의 TV보다 676달러를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LED TV에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올해 3월 첫 선을 보인 삼성전자의 LED TV는 가격이 기존 LCD TV보다 600달러 이상 높게 책정됐다. 그러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고객들은 물론 유통업체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침체로 끊겼던 전자제품 매장의 소비자 발길을 삼성전자의 LED TV가 다시 돌려놓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TV 역사상 최고의 평점도 주어졌다.

삼성전자는 LED TV에 힘입어 세계 TV시장 점유율에서도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지난해 5월 미국의 3,000달러 이상 고가 프리미엄 TV시장에서 4%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지난달엔 83%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경쟁사의 점유율은 89%에서 13%로 곤두박질쳤다.

윤 사장은 이날 "TV 사업을 지속 성장 사업으로 끌고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 때 사양산업이라는 낙인까지 찍혔던 TV 사업을 오히려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킨다는 윤 사장의 계획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차별화, 원가경쟁력 확보, 스피드 등 구체적인 전략까지 설명했다.

이날 사장단협의회에 참석한 한 고위 임원은 "삼성의 각 계열사가 삼성전자 LED TV의 성공 스토리를 공유한 만큼, 앞으로 이를 각 사의 형편에 맞게 적용하는 방안들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상황이 안 좋을 때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창조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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