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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전쟁, 일어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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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전쟁, 일어납니까?"

입력
2009.06.2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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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일어납니까?" 지난 번 칼럼에서 얘기한 "북한, 왜 그래요?" 다음에 반드시 따라오는 질문이다. 6ㆍ25전쟁 발발 59년을 맞는 아침, 다시 전쟁을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 영 편치 않다. 짧고 명료하게 답하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국지적인 도발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막판에 몰리면 도발 가능성

한반도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을 그림처럼 그려볼 수는 있다. 북미의 행동대 행동의 대결이 '치킨게임' 양상을 지속한다면,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74호를 통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북한의 군사적 반발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브레이크를 걸 수 없게 된다면 그럴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을 외과수술 식으로 폭격하고, 이에 맞서 북한이 주한미군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한다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 우선 지정학적으로 미ㆍ중의 힘이 맞들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 가능성은 매우 낮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수행하기 어렵다. 두 지역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윈윈 프로그램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다. 북중 관계를 고려한다면 더더욱 한반도에서 미국의 의지는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이나 급변사태를 원치 않는다. 최근 중국에서 만난 한반도 연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북한의 행동이 싫다. 그러나 껴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보유는 '절대 불가'지만 미국의 대북압박 일변도 정책 역시 반대한다. 대화를 통해, 6자 회담을 통해 핵 보유를 좌절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서도 "중국을 위협하는 것이며, 특히 북한 난민의 대량 유입사태는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한다. 더욱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절대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중국 학자들의 이 같은 얘기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북한은 전쟁수행 능력을 갖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핵무기를 제외한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이 남한에 뒤진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완전한 무기급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지금, 북한의 전쟁 수행능력은 의심스럽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심각한 경제난은 전쟁 능력을 한층 약화시키고 있다.

후계구도를 안정적으로 조기에 구축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도 북한의 행동을 제약할 것이다. 어떤 이들은 "그래서 역설적으로 북한이 막가파 식으로 전쟁을 일으킬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북한도 명색이 국가다. '필패'가 뻔한 현실을 앞에 놓고 전쟁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 특히 전면전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사소한 도발은 용인해도 괜찮다는 사고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북한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면 군사충돌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은 더욱 위험한 발상이다. 현재 북미는 군사적 대결로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미국이 불법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강남1호에 승선해 강제검색하고, 이에 반발해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을

이 시점에서 1994년 YS가 클린턴 미 행정부의 영변 핵시설 폭격을 부랴부랴 막았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행동 대 행동의 군사적 대결을 막는 노력이 시급하다. 한반도 위기관리 주체는 숙명적으로 한국일 수밖에 없다. 당장 한국 경제를 위해서도 한반도 긴장이 장기화해서는 안 된다. 쥐가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것은 진리다. 이쯤에서 북한이 빠져 나갈 구멍을 만들어 줘야 한다. 맞부딪치면 서로가 다치는 것은 상식 아닌가.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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