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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盧 덕수궁 분향소' 파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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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盧 덕수궁 분향소' 파손

입력
2009.06.2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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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달 23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됐던 시민분향소가 한 달여 만인 24일 완전히 철거됐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날 새벽 분향소에 몰려와 집기 등을 파손한 데 이어 중구청이 오후에 천막, 돗자리 등을 모두 거둬갔다.

서울 중구청은 이날 오후 2시20분께부터 1시간여 동안 직원 30여명과 트럭 5대를 동원해 시민분향소를 완전히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구청 직원들에게 항의하던 촛불시민연석회의 회원 등 분향소 관계자 8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오전에 분향소가 파손됐다는 소식을 듣고 시민들의 통행과 안전을 위해 분향소 물건들을 치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분향소 관계자는 "구청에서 행정집행에 대한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면서 "경찰과 서울시, 중구에 대해 고소와 고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5시40분께 국민행동본부와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50여명이 분향소에 몰려와 천막과 기물 등을 파손하고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을 가져갔다.

당시 현장에 있던 분향소 관계자는 "미니버스 두 대에서 갑자기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내리더니 순식간에 분향소 천막과 기물들을 부수고 도망갔다"고 말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을 들어보이면서 자신들이 분향소를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분향소가 불법 시설물이지만 법적 절차에 따라 철거해야 되는데, 보수단체 회원들이 분향소를 훼손한 것은 재물손괴에 해당한다"며 "분향소 철거를 주도한 서정갑 본부장 등을 재물손괴 등 혐의로 조사하기 위해 소환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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