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이 아슬아슬하고 불안하다. 한나라당의 단독 소집요구로 이날 6월 임시국회가 개회한다. 민주당의 강경파 초재선 의원 18명은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을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모든 상임위를 보이콧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나라당도 밀리지 않겠다는 자세다.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올 2월에 이어 '3차 입법전쟁'이 우려되는 국면이다. 특히 미디어법을 다룰 문방위는 최전방 전선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24일 민주당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일하는 국회론'을 설파했다. 박희태 대표는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에서 "우리의 국회소집 요구는 대화의 창문을 닫겠다는 게 아니다"며 "민주당도 장외투쟁을 거두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법 절차와 다수결 원리를 무시하고 소수폭력과 국회 점거농성을 상습적으로 하는 비민주적 정당"이라며 "한나라당은 국민의 안위와 민생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나라당은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 처리 의지를 분명히 했고, "국회 긴급 소집에 찬성한다"(홍사덕 의원) "경제위기 상황에 (민주당은) 배부른 정당의 배부른 태도로 볼 수밖에 없다"(김영선 의원) 등 지도부에 힘을 보태는 발언들도 쏟아졌다.
민주당은 '사즉생(死卽生)론'을 펼치며 결의를 다졌다. 이종걸 장세환 최문순 의원 등 농성에 참가한 문방위원들은 의원직 사퇴, 단식, 삭발 등 초강경 카드까지 거론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단독 국회 진행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상황에 따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대응카드를 준비중이란 얘기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2004년 한나라당은 우리가 추진한 '4대 개혁입법'을 두고 12일 동안 국회의장실 점거하고 53일간 장외투쟁으로 국회를 무력화 시켰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표단_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를 열어 한나라당의 29일 모든 상임위 개최요구도 거부키로 했다. 26일 개회를 하더라도 상임위를 파행시키겠다는 것이다. 야권공조도 활발하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 대표는 26일 오전 당대표 회동을 갖는다.
민주당은 그러나 미디어법은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하는 대신, 비정규직법은 해법마련을 위한 여야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민생문제를 외면한다는 비판을 피하겠다는 의미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비정규직법과 언론악법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며 "5인 연석회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회파행 책임론을 우려, 막판까지 대여협상의 끈을 놓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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