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면서 잠시나마 파업 타결의 기대감을 부풀렸던 쌍용차 노사가 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측은 1주일 만에 출근시위를 재개했고 노조도 쇠파이프를 다시 꺼내 드는 등 충돌을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쌍용차 임원과 비해고 직원 2,000여명은 24일 노조가 점거, 파업 중인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이틀째 출근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조를 나눠 정문과 후문에서 집회를 열고 담을 따라 행진하며 "파업 중지, 조업 재개" 등을 외쳤다. 이들은 오후 5시께 집회를 정리하고 해산했으며, 이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23일에는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이 서울 집회에 참석했다가 다시 공장으로 들어가려는 노조원 30여명을 막자 공장 안에 있던 노조원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나오면서 충돌이 빚어져 업체 직원 3명이 부상했다. 사측은 "일부 노조원들이 오물을 투척하기도 했다"면서 "경찰이 폭행 사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사법처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상황이 험악하게 흘러가자 이날부터 10개 중대를 15개 중대로 증강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18,19일 재개됐던 노사간 협상이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결렬되면서 예견됐다. 당시 사측은 정리해고 대상자의 무급휴직처리 후 재고용 등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측은 정리해고 완전 철폐 등 종래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그러자 사측은 23일부터 출근투쟁을 재개하는 한편 외부의 개입으로 사태가 더 꼬이고 있다고 보고 경비인력을 보강, 외부인들의 공장 출입을 막고 있다. 앞으로 발생할 손해에 대해서도 민ㆍ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도 정문과 후문에 노조원들을 추가 배치해 임직원들의 공장 내 진입 시도에 대비하고 있다. 노조는 또 "사측과 경찰이 출입문을 통제하고 관제 데모를 하는 등 (충돌로 가려는)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사측을 맹비난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대로 간다면 결국 공권력이 투입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면서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노사가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쌍용차 판매대리점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의 대화 재개를 촉구했으며, 평택 시민단체들도 25일 시청 앞에서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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