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병호(23)에게는 '2군 홈런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박병호는 상무 시절이던 지난 시즌 24개의 홈런으로 2군 홈런왕에 오른 적이 있지만, 1군 무대에만 서면 부진했다. '2군 홈런왕'은 결코 유쾌한 타이틀이 아니었다. 올시즌에도 박병호는 시즌 초 주전으로 중용됐지만, 변화구에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며 4월16일 2군으로 내려갔다. 박병호는 2군에서는 3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127타수 47안타)에 13홈런으로 펄펄 날았다.
'만년 2군 선수'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박병호지만 69일 만에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박병호가 1군 복귀전에서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렸다. 박병호는 24일 잠실 히어로즈전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6-2 승리를 이끌었다. 히어로즈는 3연승 끝. 이현승은 홈런 3방을 맞고 무너지며 시즌 첫 두 자릿수 승리에 실패했다.
박병호는 0-0으로 맞선 2회 2사 후 첫 타석에서 이현승의 131㎞짜리 체인지업을 밀어 쳐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시즌 마수걸이 홈런포를 신고했다. 복귀 첫 타석에서, 다승 공동선두 이현승을 상대로, 약점을 보이던 변화구를 노려 친 값진 결승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4-1로 앞선 4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다시 이현승의 투심 패스트볼(139㎞)을 받아 쳐 좌중월 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연타석 홈런은 개인 1호, 시즌 19호, 통산 504호.
LG 선발 바우어는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한국 데뷔 첫승을 신고했다. LG 페타지니는 3회 시즌 19호 홈런으로 이 부문 1위 브룸바(21개ㆍ히어로즈)와의 격차를 2개로 좁혔다.
두산은 부산에서 롯데를 5-4로 꺾고 단독선두를 지켰다. 선발 홍상삼은 5이닝 1실점으로 6승(1패)째. 롯데는 5위에서 공동 6위(삼성)로 내려앉았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한화를 9-7로 제압했다. 한화는 4연패.
광주에서는 KIA와 SK가 연장 12회 혈투 끝에 3-3으로 비겼다. 두 팀은 각각 실책을 2개, 4개나 저지른 바람에 헛심공방을 자초했다
성환희 기자
부산=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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