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가장 많은 질환은 무좀(족부백선)이다. 무좀은 곰팡이의 일종인 피부사상균에 의한 피부감염증이다. 20~40대에 많이 나타나며, 구두와 양말을 신고 생활하는 사람이 늘면서 감염률도 높아지고 있다.
피부과 발 질환 환자의 80%가 무좀일 정도다. 이를 얕잡아 봐 대충 넘기거나, 치료를 미뤘다가 평생 치료하지 못하고 고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무좀은 발가락 사이에 생기는 지간형, 물집이 생기는 수포형, 피부가 딱딱해지는 각화형으로 나뉜다. 가장 빈발하는 지간형은 구두를 신고 생활하는 직장인에게 많이 생긴다. 4~5번째 발가락 사이와 3~4번째 발가락 사이에 많다.
발가락 사이가 좁아 공기가 잘 통하지 않고 습기가 높기 때문이다. 처음엔 가렵다가 점차 짓무르고 균열이 생기며, 여기에 2차 감염으로 염증이 생기거나 손발톱무좀(조갑백선)으로 악화한다. 손발톱무좀이 되면 손발톱이 광택이 없어지면서 변형ㆍ변색되고 쉽게 부스러진다. 시간이 지나면 손발톱 뿌리에 까지 파고든다.
■ 여성형 무좀-스타킹, 더러운 신발이 주범
최근 젊은 여성도 하이힐을 많이 신으면서 무좀이 많아지고 있다. 하이힐은 발가락 사이를 비좁게 만들어 무좀이 잘 생긴다. 여기에다 맨발로 하이힐을 신으면 신발 안쪽에 서식하는 무좀균이 피부에 직접 감염된다. 여성 무좀은 신발과 마찰로 인해 각화형이 많은데, 이 경우 발가락 사이가 가렵고 뒤꿈치가 갈라진다.
또한 스타킹도 문제다. 스타킹은 통풍이 잘 안돼 구두를 신으면 금방 땀이 차 무좀균이 서식하기 좋다. 맨발로 샌들을 신을 때에는 발과 신발에 항균제 등을 뿌린 뒤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 스포츠형 무좀-꽉 죄고 무거운 신발이 원인
무좀은 운동선수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운동선수의 발'(Athlete's foot) 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경찰이나 군인이 무겁고 꽉 죄는 신발을 신어 무좀에 많이 걸린다고 해서 '경찰관의 발'(Policeman's foot)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운동 인구가 늘면서 '스포츠형 무좀'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신발을 오래 신고, 운동 시 기계적인 자극으로 피부가 손상돼 쉽게 감염되기 때문이다. 또, 목욕탕이나 수영장 등에서 무좀 환자에게서 떨어져 나온 감염된 각질로 전염되는 사례도 많다.
운동하는 사람에게 자주 나타나는 무좀 증상은 발바닥이나 발 옆에 여러 형태의 수포가 생기거나(수포형), 발가락 사이가 짓무르고 벗겨지거나(지간형), 각질이 생기면서 피부가 두꺼워지는(각화형) 등 다양하다. 특히 여름에는 땀이 많아 악화되기 쉽고, 수포가 생기면 가렵다. 각화형의 경우 발바닥 각질이 두꺼워지고 긁으면 각질이 가루처럼 부서진다.
■ 무좀 치료-민간 요법은 오히려 악화
무좀은 열과 습기, 침연(물에 분 피부가 물러져 벗겨지는 것) 등 3가지를 좋아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치료가 더디고 재발도 잦다. 따라서 이런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부분의 무좀은 하루 2회씩 연고를 바르면 1~3주 후 개선된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항진균 크림이나 로션을 사용하면 증상이 없어지더라도 최소한 3~4주는 더 발라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손발톱 무좀은 피부과에서 경구용 항진균제를 처방 받아 먹으면 효과가 좋다. 먹는 무좀약이 독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나온 무좀약은 치료 효과가 우수해 예전처럼 위나 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치료 시 민간요법도 조심해야 한다. 식초와 알로에, 레몬, 노니주스 등을 바르면 무좀이 호전된다고 잘못 아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자신의 피부상태를 잘 알지 못한 채 천연재료를 무좀에 잘못 사용하면 심한 염증과 함께 2차 세균 감염으로 증세가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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