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음악을 너무 좋아하지만 진로 선택을 두고 고민 중인 중학교 2학년 여학생입니다. 혼자 앉아 있다가도 갑자기 악상이 떠오르면 피아노 앞으로 달려가 반주에 맞춰 자작곡을 만들기도 하고, 처음 들어본 노래를 피아노로 바로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음악에 심취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학과 공부를 멀리하거나 성적이 저조한 편은 아닙니다.
반에서 40명 중 3,4등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민입니다. 음악 실기에 전념하자니 출중한 실력을 가진 친구들과 경쟁이 될까 두렵고, 반면 공부에 몰입하려고 마음 먹으면 인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포기해야 할 것 같아 괴롭습니다.
둘 다 놓치지 않으려니 감당할 엄두가 안 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재로서는 작곡을 전공으로 하고 싶은데, 이와 관련한 진로는 어떤 분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들은 곡을 즉석으로 연주 할 수 있는 실력은 자연스레 몸에 배는 것이 아닙니다. 음악에 대한 열정뿐 아니라 실력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해도 좋을 듯 싶습니다.
'음악 아니면 공부' 혹은 그 반대의 경우를 가정해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성공한 음악가들 중에는 실기와 이론 모두를 훌륭히 소화해온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기억해두길 바랍니다.
통상 작곡과는 음악 관련 학과 중에서 입학 커트라인이 가장 높고, 실기 못지않게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반영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또 전공 교육과정에서 작곡 이론을 포함해 풍부한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서울 상위권 대학 작곡과를 지망할 경우 내신 2등급 수준은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문의하신 학생은 실력과 관심 못지않게 작곡 분야에 대한 진로 탐색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조급하게 어떤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해당 분야의 정보를 구하면서 차분히 진로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한 해결책일 것 같습니다.
첫 번째 결정의 시기는 고교 입학 때입니다. 예술고를 지망할지 인문계고로 갈 지에 대한 선택입니다. 현재 음악에 대한 조예와 학업 성적을 감안하면 입학전형에 맞춰 준비를 충실히 할 경우 예고 진학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입 이전까지 목표를 쉽게 정하지 못해 일반계고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면 교과 학습에도 매진해야 합니다.
예고 진학을 포기했더라도 작곡가의 꿈을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 작곡과 학생들의 출신 고교를 보면 예고가 아닌 경우가 더 많습니다. 따로 시간을 내 화성법, 대위법, 피아노 등 작곡을 위한 기본기를 다지면서 학업을 병행해 나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업 작곡가를 목표로 한다면 과거에 비해 다양해진 진로 경로가 있으니 어떤 분야가 맞을지 자문해 보기를 바랍니다. 우선 가장 보편화된 작곡 관련 직업에는 대중가요, 영화 및 드라마 OST, CFㆍ게임 음악 등을 창작하는 대중음악 작곡가와 클래식음악 작곡가, 공연문화 발전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는 공연(뮤지컬, 오페라, 퍼포먼스) 음악 작곡가, 교회음악 작곡가, 편곡가 등이 있습니다.
또 방송미디어 분야는 음악 관련 방송PD, 음향감독, 음향디자이너, 음악평론가, 음악전문기자 등이 있습니다. 이 밖에 문화예술 분야의 정부 투자기관에서 공직을 맡을 수도 있으며, 연예기획사, 이벤트회사 소속의 문화마케터, 공연기획가, 음악치료사, 합창단 지휘자, 음악출판자로 활약하기도 합니다. 교육기관에서 교사나 교수 등의 길을 걷는 이들도 많으니 참고하길 권합니다.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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