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이 바뀌고 있다."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은 최근 이 대통령의 검찰총장 국세청장 파격 인사와 '중도 강화론' 표방 등을 보면서 이 전 대통령의 리더십 및 인사 스타일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친이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각계 의견을 경청한 뒤 집권2기의 국정운영 기조를 정했다"며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는 일관성 있게 국정개혁 드라이브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라지는 MB 정치를 읽기 위한 핵심 화두는 중도실용 복귀, 세대교체 추진 가능성, 지역화합 명분으로 충청권 껴안기, 탈정치 노선의 탈피 등이라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중도ㆍ실용으로의 복귀
리더십 변화를 관통하는 첫째 원칙은 중심 지지기반 조정과 중도층 잡기이다. 이념적으로 중도 노선, 계층적으로 중산층과 중간층을 강화함으로써 고질적 병폐인 지역ㆍ이념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촛불집회 이후 법치주의 강화와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다 보니 정부 정책이 오른쪽으로 쏠렸다"며 "앞으로는 서민을 위한 정책 등을 내놓으면서 당초 표방했던 중도ㆍ실용으로 점차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대교체 추진 가능성
신임 검찰총장에 사법시험 22회 출신으로 51세인 천성관 서울지검장이 내정되자 세대교체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세대교체를 통해 기존 정치 질서 변화 및 관료 개혁을 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령 내각과 여당의 주요 포스트에 젊으면서도 유능하고 참신한 인사를 기용할 경우 사회 전체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 수 있다는 것이다.
▦충청권 껴안기
신임 검찰총장 국세청장 내정자가 모두 충남 출신인 점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게 친이계 인사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은 앞으로 지역 화합 및 탕평 정책을 펼 것"이라면서 "호남권 출신도 배려하겠지만 특히 상징적 자리에 충청권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총리나 핵심 장관에 충청권 인사가 기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지방선거를 앞둔 포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탈정치 노선의 변화 가능성
이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인 입각을 1명으로 최소화하는 등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는 탈정치 노선을 걸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치인 입각 폭을 넓히고 여의도 정치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친이계 인사들의 기대 섞인 분석이다.
하지만 야당과 여당의 비주류에서는 이 대통령의 최근 인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공안 정국 조성과 측근 중심의 국정 운영과 연결된 인사"라고 비난했다. 친박계와 중도파 일부에서는 "깜짝 인사가 아니라 시스템에 따른 인사를 해야 한다""앞으로 개각 등을 통해 국정쇄신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 등의 주문이 나온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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