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우리 군도 '다문화 군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 인류학과 김광억 교수는 23일 강원 철원군 평화전망대에서 열린 '2009 육군토론회'에서 발표한 '다문화 추세에 대비한 군 복무 발전방향'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다문화 가족 출신 청년들이 병역의무에 응하든 자원 방식을 통하든 군복무를 하는 숫자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견된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한국인이지만 종족적 배경에서 이질적인 소위 혼혈아 사병이 증가함으로써 군대는 단일하고 단순한 문화공동체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로 이뤄진 공동체로서 과거에 없었던 다양한 종류의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 가정 출신 청년이 입대 무렵엔 문화적으론 온전한 한국인이 될 것"이라며 "다만, 피부색이나 신체적 특징에 대한 한국인 전통의 인종차별적, 혹은 편견적인 시각과 반응이 얼마나 없어질 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에 따라 다문화 수용 능력을 키우고 외모상의 인종적 특성에 잘못된 편견이 작용하지 않도록 사병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다문화 가정은 작년 기준으로 14만8,000여 가구에 이르며 매년 3만6,000여 가구씩 늘고 있다. 이는 한해 전체 결혼인구(32만~35만 가구)의 10%에 이른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출산율은 일반 가정의 1.2%보다 2배가량 높은 2.3% 수준이어서 앞으로 다문화 가정 출신 입대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병무청은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입영 대상자 규모와 관련, "아시아계는 연간 200명으로 10년이 지나면 2,2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흑ㆍ백인계 혼혈인은 연간 6~7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병무청은 2007년 12월 인종ㆍ피부색 등을 이유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의무 이행에 차별이 없도록 하는 내용으로 병역법을 개정했지만 외관상 식별이 명백한 혼혈인(흑ㆍ백인계)에 대해서는 제2국민역에 편입한다는 별개의 조항(65조 1항)을 뒀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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