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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지하철 추돌사고 '자동 시스템' 작동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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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지하철 추돌사고 '자동 시스템' 작동 안해

입력
2009.06.23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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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22일 오후 5시께(현지시각) 워싱턴 지하철 33년 역사상 최악의 추돌사고가 발생해 기관사를 포함, 최소 9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10명을 넘을 것이라고 지하철 관계자는 말했다. 한국인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미대사관은 밝혔다.

이날 사고는 워싱턴과 메릴랜드를 연결하는 레드라인 노선의 타코마역과 포트토튼역 사이 지상구간에서 발생했다. 타코마역을 떠나 워싱턴 도심으로 향하던 열차가 포트토튼역에 진입하기 위해 선로에 정차해 있던 중 뒤따르던 열차가 추돌했다. 앞선 열차는 포트토튼역에 정차해 있던 열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사고 현장은 추돌한 열차의 첫번째 객차가 앞선 열차의 객차를 덮치듯 공중으로 솟구친 상태였고, 객차 파편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 추돌 당시의 충격을 짐작케 했다.

사고는 자동운항시스템 고장과 기관사 부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등에 따르면 워싱턴 지하철은 여러 단계의 자동안전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으나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처럼 출퇴근 시간대와 같은 러시아워 때는 8량짜리 대형 열차를 제외한 모든 열차는 앞선 열차와의 거리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게 하는 자동시스템의 통제를 받게 돼 있다. 기관사가 수동으로 조작하더라도 컴퓨터의 안전 시스템은 정상 작동돼야 한다. 추돌한 열차는 6량짜리였다.

기관사의 과실도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번 사고로 숨진 추돌 열차의 기관사는 2007년 1월부터 워싱턴 지하철에 근무해 전체 기관사 523명 중 열여덟번째로 경험이 짧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자동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기관사가 수동으로 비상 제어장치를 작동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철 관계자는 "뒤 열차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운항했는지는 아직 조사 중"이라면서 "최고속도는 시속 58마일(약 93km)을 넘을 수 없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뒤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톰 베이커(47)는 "기관사가 앞에 있는 열차 때문에 멈추겠다고 했는데 열차가 곧 바로 출발하더니 뒤이어 엄청난 충격과 함께 충돌이 일어났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사고 열차는 각각 최대 1,200명이 탈 수 있으나, 퇴근시간대 도심으로 향하는 열차여서 승객이 많지 않았던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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