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3일 단독으로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자 민주당 강경파 의원 18명이 이에 반발,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점거농성에 들어가 정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점거농성에는 동참하지 않았으나 단독국회 개회를 물리적으로라도 막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한나라당이 예정대로 26일 국회 개회에 이어 29일부터 전 상임위 개최를 강행할 경우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내 모임인 '다시 민주주의'와 '국민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소집요구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의원총회 도중, 돌연 농성돌입을 선언하고 본회의장 앞 중앙홀에서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단독국회 개회는 신독재시대의 개막을 뜻하는 독재선언"이라며 "국민의 뜻을 대신해 민주주의 수호와 단독국회 저지를 위해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거 농성은 일단 민주당의 강경그룹이 독자적으로 결행한 것이나, 당 차원에서 전격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이 아닌 만큼 협상 추이를 일단 지켜보며 당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스스로 행동하는 양심을 자처하고 죽을 각오로 싸워야 한다"고 결의를 다졌고, 이강래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어떤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소속 의원 전원과 친박연대, 무소속 등 177명의 명의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29일부터 모든 상임위가 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상임위별로 비정규직법, 미디어법 등의 심의와 처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윤상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을 볼모로 잡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참 나쁜 정치"라며 "일을 하고 평가를 받겠다는 것이 여당의 길"이라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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