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과 병원의 식당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둔갑시키는 등 원산지를 속여 팔다가 적발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은 23일 전국 호텔 음식점 95곳과 병원 급식소 82곳에 대해 특별단속을 실시,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15곳 등 위반업체 20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농관원은 호텔과 병원에 임대 형식으로 입점한 음식점들이 직영 음식점보다 영세해 원산지 위반의 유혹을 받기 쉬울 것으로 판단하고 특별단속에 나섰다.
농관원의 예상은 적중했다. 서울 강남의 P호텔에 입점한 P음식점은 미국산 쇠갈비로 만든 소양념갈비, 뚝배기불고기 등을 판매하면서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고객을 속였다.
경기 고양시 I병원 장례식장의 음식점은 칠레산 돼지고기로 조리한 수육을 국내산으로,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육개장은 호주산으로 허위 표시해 조문객들에게 내놓았다.
적발 음식점들을 보면,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둔갑시킨 경우가 5건으로 가장 많았고, 호주산 쇠고기나 국산 육우를 한우로 둔갑시킨 경우도 3건이었다. 프랑스 칠레 등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속인 사례도 상당수였고, 경북 상주산 쌀을 경기 평택산으로 바꿔 표시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유명 호텔과 병원에 있는 음식점들도 호텔 등이 직접 관리하지 않는 입점 업체의 경우 상당수가 원산지 관리에 허점이 있었다"며 "소비자들이 호텔과 병원을 믿고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호텔과 병원이 입점 업체를 보다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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