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의 홍보ㆍ마케팅이 달라지고 있다. 제작 편수는 많아도 신작은 찾아보기 힘든 요즘 뮤지컬계 특성상, 충성도 높은 마니아 관객 중심의 마케팅만으로는 시장 확대가 쉽지 않다.
특히 해외 뮤지컬의 라이선스 공연은 제작사들이 레퍼토리화하면서 이미 한두 차례 접한 관객이 흔해졌다. 새로운 관객 발굴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그간 공연 개막을 며칠 앞두고 언론에 주요 장면을 미리 공개하는 프레스콜 정도에 그쳤던 뮤지컬 홍보ㆍ마케팅이 동영상 예고편 제작, 특별 시연회 개최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 "영화처럼" 시연회, 예고편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뮤지컬계의 가장 큰 변화는 영화 마케팅의 차용이다. 부쩍 늘고 있는 VIP시연회가 대표적인 케이스. 출연자들의 스타 지인들을 초청하는 특별 공연이다.
이는 대중들이 연예인의 참석 여부에만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주목도를 높일 수 있어 제작사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최근 '빨래' '형제는 용감했다' '클레오파트라' 등이 잇따라 VIP시연회를 열었고 7월초 개막하는 '스프링 어웨이크닝' 역시 같은 행사를 준비 중이다.
박진감 넘치는 구성으로 단 몇 분 만에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예고편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듯 뮤지컬의 예고 동영상도 공연을 알리는 기본적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엔 스팟광고용으로 제작한 예고편뿐 아니라 연습 현장과 기자간담회 모습을 담는 등 동영상의 내용도 다양해졌다.
공연포털 플레이디비(www.playdb.co.kr)는 인기 콘텐츠로 단연 동영상을 꼽는다. 공연 예매 고객뿐 아니라 공연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일반 네티즌들에게도 재미있는 볼거리로 각광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지킬 앤 하이드' 제작진은 주인공 김우형, 홍광호가 '지금 이 순간'을 열창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관심을 끌었고, 최근엔 '시카고'에 캐스팅된 인순이의 '올 댓 재즈' 열창 모습이 동영상으로 공개돼 화제가 됐다. 7월에 공연되는 '브로드웨이 42번가' 역시 주인공 옥주현의 탭댄스 동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 배우보다 궁금한(?) 의상 공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24일 그간 보지 못했던 독특한 포토콜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일종의 제작보고회이지만 주역 배우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평균 신장 172cm에 달하는 늘씬한 코러스걸과, 이전 공연에 비해 5cm 이상 짧아진 탭댄스 무대의상이 나온다. 현란한 탭댄스를 선보이는 코러스걸의 늘씬한 몸매가 포인트가 되는 쇼뮤지컬이라는 이유에서다.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도 공연을 3주 앞둔 지난 12일 화보 촬영 현장에 미디어를 초청해 의상 공개 행사를 가졌다. 뮤지컬 관계자들이 잠재적 관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다양한 볼거리 발굴에 여념이 없다는 이야기다.
■ '팬심' 자극하는 기대평 이벤트
대중의 시선을 끄는 방법으로는 역시 스타 캐스팅 만한 게 없다. 하지만 공연계의 스타 마케팅이 보편화된 요즘은 단순히 대중 스타의 출연만으로 관객의 관심을 붙들기는 어렵다.
최근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벤트는 '배우 OOO 응원하기' 식의 공연 기대평 프로모션이다. 뮤지컬 충성도가 아닌, 소위 '팬심'(fan心)으로 불리는 배우 충성도를 자극함으로써 새로운 뮤지컬 관객의 개발로 연결짓겠다는 기대에서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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