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합금융증권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소액지급결제서비스를 예정보다 한달 앞서 강행한다. 다른 증권사들은 신의성실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23일 "다음달 3일부터 CMA를 통한 소액지급결제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동양은 최근 CMA 고객들에게 '7월 3일부터 지급결제서비스가 도입되니 기존에 부여된 가상계좌 현금카드를 동양증권 현금카드로 교체하라'는 안내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은 업계에서 CMA의 최강자다.
증권사의 소액지급결제서비스는 은행연계계좌 없이도 CMA만으로 입출금, 다른 금융기관 송금, 카드대금과 각종 공과금 납부를 가능케 한다. 현재 CMA로는 현금입금 제한, 특정계좌 이체불가, 자동납부 제한, 예약이체 불가, 급여이체 제한, 입금수수료 부과, 자금이체 시간제한 등 불편이 많다.
당초 서비스 공동 시행예정일은 다음달 31일이었다. 현재 증권사 25곳이 소액지급결제서비스 개시를 희망하고 있지만 더는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우선 다음달 말까지 시스템을 완비할 수 있는 13곳이 잠정 합의한 것. 하지만 동양이 단독강행 의지를 명확히 함에 따라, 타 증권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동양 관계자는 "다른 곳과 보조를 맞추려 했으나 우리은행이 다음달 1일부터 CMA 은행연계계좌에 시간외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은행권의 견제 때문에 늦추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발 빠른 준비도 조기시행을 가능케 했다. 동양은 "은행권(금융결제원)과 증권업계(금융투자협회)간 관련 협상이 합의(올 2월)되기 전인 지난해 10월부터 이미 단계별로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증권사들은 "소액지급결제시스템은 자본시장법 시행 후 이용하게 된 금융투자회사의 공동 인프라이니 먼저 나서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7월중에 서비스가 가능한 곳도 일정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양이 한달 앞서 CMA 등에 파격적인 금리를 제시한다면 8월 들어서는 업계 경쟁이 엄청나게 과열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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